남아공월드컵 동계훈련 예비선수 35명 발표 유럽파 빠지고 올림픽대표·K리그 선수들 대거 합류 "체력 안되면 안뽑을 것"… 상대팀 맞춤형 방향도 제시
입력 2009.12.10 18:28:40수정
2009.12.10 18:28:40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16강 진출을 향해 허정무호가 본격적인 출정 준비를 시작했다.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은 10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동계 전지훈련에 참가할 예비 선수 35명을 발표했다. 시즌이 진행되고 있는 유럽파 선수들이 제외된 대신 올림픽 대표 등 새 얼굴을 대거 불러들였다.
옥석을 가린 뒤 최상의 팀을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허 감독은 또 같은 조에 편성된 팀들에 대한 개략적인 평가도 내놓으며 맞춤형 전략의 방향을 제시했다.
◇최상의 팀을 만들어라=남아공월드컵에는 23명의 태극전사가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다. 허정무 감독은 최고의 선수를 찾기 위해 무려 35명을 동계 훈련 예비 참가자로 불러들였다.
이근호(이와타), 김남일(빗셀 고베), 이동국(전북) 등 기존의 선수들과 더불어 올림픽대표인 구자철(제주), 이승렬(서울), 김보경(홍익대)이 뽑혔다. 또 노병준ㆍ신형민ㆍ김재성ㆍ최효진(이상 포항) 등 올 시즌 K-리그에서 맹활약한 국내파 선수들도 대거 합류했다.
허 감독은 "시즌이 끝나면 대다수 선수가 휴식을 취하면서 몸이 망가진다. 몸을 만들려면 회복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에 동계훈련을 실시한다"며 "선수의 지명도는 무시하고 오는 26~27일 체력 테스트를 실시해 최종 25명가량을 선정해 전지훈련에 데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은 내년 1월3일 소집돼 남아공 루스텐버그와 스페인 말라가에서 3주간 훈련에 들어간다.
허 감독은 선수 선발 기준과 관련해 "전쟁터에 나갈 체력이 안 되면 뽑지 않겠다"고 못을 박은 뒤 "고지대에 대한 적응력, 열과 성의를 다하는 투쟁력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 월드컵 최종 엔트리를 선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우리 상대팀은 이렇다=허 감독은 조별리그에서 맞붙을 그리스ㆍ아르헨티나ㆍ나이지리아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도 밝혔다.
그는 "그리스를 유로2004에서 챔피언에 오를 때부터 지켜봤다"며 "지난 2004년에는 다소 어설픈 감이 있었는데 지금은 상당히 세련됐다. 수비를 두텁게 하면서 공수전환의 기동력이나 제공권 장악 능력, 돌파력이 뛰어난 팀"이라고 설명했다.
나이지리아에 대해서는 내년 1월 열리는 아프리카네이션스컵을 통해 집중 분석할 계획이라고 전제한 뒤 "좋은 체격에 유연한 움직임을 보이며 개인기가 뛰어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볼을 잡으면 재주를 부리려고 하고 드리블하는 시간이 길어 허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아르헨티나에 대해서는 의욕을 불태웠다. 19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 선수 시절 마라도나와 맞붙어 1대3으로 패했던 경험을 가진 허 감독은 "이번만큼은 허무하게 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아르헨티나가 세계 최고의 팀인 것은 분명하지만 남미 예선에서 안 좋은 모습을 보였다. 상대의 스피드를 얼마나 죽일 수 있을지, 어떻게 반격을 해야 할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고지대의 이점은 없을 것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한국은 해발고도 1,753m의 요하네스버그에서 아르헨티나와 조별리그를 펼친다. 아르헨티나는 볼리비아 라파즈(해발 3,500m)에서 열린 남미예선에서 고지대 적응 실패로 1대6 참패를 당하며 체면을 구겼었다.
허 감독은 "아르헨티나가 두 경기를 고지대에서 치르는 만큼 준비를 철저히 할 것"이라며 "우리에게 유리하다고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