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ㆍ달러 환율 상승 진입의 신호탄인가.’
미 달러화와 대비해 ‘나 홀로 강세’를 보이던 원ㆍ달러 환율이 보름 만에 1,020원대를 회복, 엔화ㆍ유로화 등과 동반 상승(원화가치 절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5일 원ㆍ달러 환율이 상승한 것은 전날 미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미국경제에 대한 낙관론과 북핵 6자 회담 진척 지연 소식이 맞물리면서 1,020원대를 돌파한데다 엔ㆍ달러 환율도 전일 107엔대에서 108.20엔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발표된 삼성전자의 1ㆍ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주가하락과 환율상승을 허용했다.
외환당국의 한 관계자는 “그 동안 일부 기업의 비관적인 환율전망(원ㆍ달러 환율 하락) 때문에 생겼던 외환시장 왜곡현상이 이제부터 바로잡힐 것”이라며 원ㆍ달러 환율이 당분간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시했다.
최중경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도 “조만간 외환수급이 중대한 전환점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수급면에서는 상장기업과 등록기업을 포함한 130여개 기업들이 배당금 지급을 앞두고 있어 환율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전력(7,241억원), KT&G(2,372억원), LG화학(1,099억원), 대림산업(947억원), 현대중공업(806억원), LG석유화학(790억원) 등이 대규모 배당을 실시할 예정이다.
환율이 추가 상승할지 여부는 이 같은 달러 매수세가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물량을 얼마만큼 소화해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당분간 1,025원 부근에서는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이라며 “원ㆍ달러 환율이 장기적으로 1,040원선까지 오름세를 이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