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일터 3] 현대모비스

'글로벌 인재' 성장기회 제공···매달 3명 뽑아 배낭여행 보내
대리급 이상 해외근무 기회도



‘나를 가꿔주는 직장이 즐겁다.’ 샐러리맨들이 직장생활이 쌓여갈수록 두려워하는 것은 자신이 퇴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회사에선 유능한 직원으로 신뢰를 받고 있을 지 모르지만 정작 자신은 담당 업무밖에 모르는 소모품으로 전락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두려움에 쌓이기 쉽다. 이런 우려가 계속되다 보면 일에도 의욕이 생기질 않아 결국 경영의 비효율화로 이어지기도 한다. 현대모비스는 셀러리맨들의 이 같은 딜레마를 임직원들과 함께 풀어가는 직장으로 유명하다.‘직장은 나에게 성장할 기회를 준다’라는 신뢰를 심어줌으로써 즐거운 일터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이 회사의 부서장급 이상 간부와 임원들은 업무의 30%이상을 부하 직원 육성에 쏟아부을 정도다. 숱한 직원 성장 프로그램중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해외배낭여행제도’. 지난 2001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사원들이 매달 3인 1조로 배낭여행 기획안을 제출하면 이중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팀을 선발해 매달 1조씩 14박 15일의 장기간 여행을 보내주는 것이다. 현대모비스 직원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밟아본 나라는 60개국 이상. 그동안 수백명의 직원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견문도 넓히고 즐거운 추억도 만들 수 있었다. 또 대리급 이상 직원이라면 아예 3개월간의 해외근무기회도 잡을 수 있다. 매년 80명씩을 뽑아 희망지역 등에서의 단기근무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토요일에는 각종 외국어교육과 전문자격증 강좌가 사원들에게 무료로 제공된다. 착실히 회사만 다녀도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공짜로 열리는 것이다. ‘레크레이션 경영’도 현대모비스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단골 메뉴다. 이 회사는 매년 인기 게임인 스타크래프트 경연대회를 여는가 하면 웰빙 열풍에 맞춘 마라톤대회, 최고경영자(CEO)와 사원간 호프데이 등 다양한 행사를 열어 사원들간 스킨십을 나누도록 장려하고 있다. 이 같은 행사는 회사를 딱딱한 업무공간이 아니라 따뜻한 감성공간으로 바꾸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모비스가 최근 들어 매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직원 설문조사는 즐거운 일터를 만들기 위한 또 다른 노력으로 꼽힌다. 이른바 ‘펀(fun) 경영’을 하기 위해선 사원들이 직장에서 느끼고 있는 애로점과 업무환경의 개선필요사항 등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는 차원에서 시작된 설문조사는 다양한 기획아이디어로 직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이 회사의 한 사원은 “현대모비스 사내문화의 장점 중 하나는 회사가 각 사원들의 자발적인 자기개발 기회를 끊임없이 제공하는 것”이라며 “덕분에 회사가 나의 커리어를 관리해준다는 든든한 기분이 든다”고 설명했다. 사내 공연에 봉사 활동도··· 음악동아리 '모비션' 인기
주말이면 서울 역삼동 현대모비스 본사에는 아름다운 선율이 흘러나온다. 이 회사의 음악동아리 '모비션' 멤버들이 임박한 공연준비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사내 유명인사로 올라선 '모비션'은 현대모비스의 자랑거리중 하나다. 지난해말 첫 단독 콘서트를 열었는가 하면 올해 제주도에서 신입사원들에게 공연선물을 선사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홍대 근처의 음악클럽에서 공연까지 할 정도로 현대모비스의 간판급 연예인이라고 자리잡았다. 모비션이 발족된 것은 지난 2003년. 당시 '끼' 를 감추고 있던 사내 음악꾼들을 대상으로 공개오디션을 거쳐 꾸려졌다. 학창시절 기타줄 좀 튕겨봤다는 베테랑부터 이제 막 음악의 세계에 입문한 루키에 이르기까지 모두 9명이 밴드로 활동하고 있다. 멤버 구성도 20대 평사원과 40대 과장 등 폭이 워낙 넓다 보니 그만큼 다양한 분야의 음악을 두루 연주할 수 있다. 회사 행사때마다 단골 초청인사로 등장하는가 하면 최근 음악을 통한 사회봉사활동에도 나서 사우들에게 잔잔한 감동거리를 전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모비션은 직장생활이 단순히 업무공간이 아니라 인간적인 유대를 나누는 즐거운 공간이란 점을 입증하고 있다"며 "앞으로 회사차원에서 사내 동아리 활동 지원에 더욱 적극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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