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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등 규제로 급매물만 간간이 팔려
85㎡ 아파트 2억5,000만원… 전세는 인기 "급매물을 빼고는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요."(경기 광주시 오포읍의 한 공인중개사) 광주와 성남ㆍ하남 등의 행정구역 통합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지만 경기도 광주시의 부동산 거래는 뜸한 상태다. 광주는 성남ㆍ하남과 통합이 이뤄질 경우 수도권 2기신도시의 블루칩으로 평가 받는 위례신도시 분양의 최대 수혜지역이 된다. 신도시 공급 이전에 통합이 성사될 경우 곧바로 지역우선공급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지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 같은 기대감이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 이 지역 중개업소의 한 관계자는 "서울 강남권이나 분당 접근성을 본다면 용인 못지 않은 곳이 광주지만 부동산 시장에서는 거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분당과 가장 가까운 광주 오포 지역조차 전용 85㎡ 아파트 값이 2억5,000만원선에 불과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광주 일대 아파트는 급매물이 나오더라도 서울과 분당 투자자들이 가끔 매입할 뿐 지역 수요자들조차 관심을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광주시의 부동산 거래가 뜸한 이유는 수도권에서 가장 까다로운 규제 때문이다. 전체 면적의 70%가 그린벨트로 지정돼 있어 실제로 개발 가능한 땅 자체가 많지 않다. 여기에 수질보존대책지역으로 묶여 있어 하수처리 능력 증설 등을 통해 오염물질 처리량을 늘리지 않는 한 신규 아파트 분양이 불가능할 만큼 이ㆍ삼중의 규제에 묶여 있다. 웬만한 호재에는 시장이 반응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내년 광주시에서 분양 예정인 4,000여가구의 아파트 단지는 시가 하수종말처리장 증설을 통해 하수처리능력을 높인 데 따른 물량들이다. 이 때문에 광주에서는 아파트 대신 4층 규모의 빌라 분양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빌라 등은 하수처리능력 증설과 관계없이 건설할 수 있어 1ㆍ2종 주거지역에서 개별 주택사업자가 토지를 매입해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빌라 등의 분양가도 3.3㎡당 700만원선으로 저렴한 편이다. 토지의 거래 역시 활발하지 않다. 지난 2004년 분당급 신도시 지정 발표 당시 한때 광주시가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땅값이 2배나 올랐기 때문이다. 현재 1종 주거지역의 가격은 3.3㎡당 350만~450만원선에 달한다. 하지만 결국 이 일대가 신도시 대상에서 제외된데다 현재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까지 묶여 있어 매수세를 찾기 힘들다는 것이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다만 전세 물건 거래는 활발한 편이다. 물건이 나오면 곧바로 거래가 될 만큼 인기가 높다. 성남과 하남 거주자들이 최근 급등한 전세가격에 부담을 느껴 상대적으로 저렴한 광주로 이주해오면서 전세물건의 인기가 높다는 게 인근 중개사들의 설명이다. 이 지역 신한공인 박장호 대표는 "광주 오포읍 금호아파트 거주자의 60~70%가 분당과 강남 출근자"라며 "저렴한 전세를 찾는 수요자들에게는 인기가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올 봄부터 전세수요가 늘어나면서 추석을 전후해 거래가 급증했다"며 "반면 물건은 귀한 편이어서 올 봄 1억원선이던 전세 물건이 현재는 1억5,000만원을 훌쩍 넘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개발축에서 배제돼온 만큼 중장기 전망은 밝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전원형 주거 수요가 늘 경우 친환경 저밀도 주거지로 개발 잠재력이 크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울이나 분당 접근성을 고려한다면 현재 광주시의 집값은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며 "지자체 차원의 개발 의지도 높은 만큼 장기적인 부동산 가치 상승 전망은 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