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도시를 바꾸자] 2-7. 영국 - 지방도시 활성화로 균형발전

영국 런던 템즈강 타워브리지 인근에 위치한 도크랜드. 지명이 말해주듯 이 곳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영국`의 무역관문 역할을 해오던 곳이었다. 그러나 해상무역의 쇠퇴와 함께 쇠락했던 도크랜드는 이제 업무중심지로 재개발돼 신무역 중심지로 다시 태어났다. 하늘을 찌를 듯한 고층 빌딩들이 가득 들어찬 이곳은 이제 푸른 와이셔츠에 정장을 반듯하게 차려입은 영국의 엘리트 화이트컬러들이 분주하게 오가고 국내외 자본이 몰려드는 금융 및 상업 중심지가 돼 있었다. 런던의 대표적인 슬럼가로 유명했던 도크랜드의 모습은 이제 찾아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이 같은 도크랜드의 쇠퇴와 변신은 영국에서 단지 이 지역에만 국한된 애기가 아니다. 런던 뿐만 아니라 지방도시들은 기존 산업 쇠퇴와 함께 도시의 쇠락 문제를 겪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영국은 도심 재활성화(Urban Regeneration) 프로그램을 통해 인구유출, 공동화 등으로 시들어 가던 지방도시들을 다시 살려내기 시작했다. ◇독자적인 개발공사가 도심 재활성화 주도= 과거 1,2차 산업이 발달함에 따라 영국 전역에서 번성했던 도시들이 대부분 1,2차 산업비중이 줄어들면서 황폐해 지는 현실에 직면하게 됐다. 한 때 영국발전의 원동력이 됐던 도시들은 산업기반이 붕괴되고 도심지가 슬럼화 되고 젊은이들은 도시를 떠나는 등의 문제를 겪게 된 것. 이 같은 문제를 겪은 지방도시 중 리버풀, 멘체스터, 레스터 등이 대표적이다. 기존 도시 쇠퇴문제는 단순한 지방도시의 경쟁력 문제가 아니라 국가 도시정책의 큰 화두로 떠오르게 된다. 수도 런던의 거대화 과밀화 뿐만 아니라 국토의 불균형 발전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99년 영국에서 가장 심각하게 쇠퇴한 지역을 개발하고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각 지방에 URC의 설립을 시작하게 된다. URC란 Urban Regeneration Company의 줄임말로 도심 재활성화를 위한 한시적이고 독립적인 민간법인조직이다. URC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지방의 경제주체들, 외부의 투자자들 등 도시재활성화를 위한 참여자들의 협력과 연계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개발의 마스터플랜을 짜고 참여자들을 설득하고 투자를 유치하는 역할을 한다. 레스터 시의 URC인 LRC(Leister Regeneraion Company)의 존 니컬스 이사는 “한마디로 URC는 코디네이터(Coordinator)역할을 하는 반민반관 성격의 기구”라고 설명했다. 현재 11개의 URC가 설립을 완료했거나 곧 완료할 예정이다. 99년 이후 리버풀과 맨체스터 등에 세워진 URC는 퇴락한 주거지역과 산업지역의 재활성화를 주도했으며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민과 관의 협력이 성공개발의 관건= 영국의 도시개발 특징은 민과 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서 효율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도시개발을 관이 무조건적으로 주도하기 보다 URC와 같은 `완충기구`를 두는 것도 그 때문. 영국 구도심 재활성화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도크랜드 역시 민과 관의 긴밀한 협력으로 성공할 수 있었다. 도크랜드 역시 독자적인 도크랜드개발공사가 개발을 주도했다. 우선 이 개발공사가 전체적인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직접적인 개발은 민간섹터에서 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도크랜드 개발에 투입된 80억 파운드(약 14조5,040억원) 가운데 63억 파운드(약11조4,219억원)가 민간 자본이며 이중 64%는 외국 자본이었다. 민간 자본은 토지를 매입, 각종 개발을 주도해 현재의 도크랜드의 모습을 가능케 했다. 우리나라의 토지공사에 해당하는 영국의 잉글리쉬 파트너쉽의 캐서린 스노우 마케팅 매니저는 “체계적인 개발을 위해 공공기관에서는 전체적인 밑그림을 제시하고 이후에는 민간 개발자들을 유치해 구체적인 개발을 실행하는 민과 관의 협력이 영국의 도시개발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특별취재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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