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브랜드를 만들자] 지구촌 흔드는 스포츠의 힘 첼시-맨U 축구는 또다른 브랜드 전쟁삼성·보다폰 각각 스폰서로 장외대결TV등 노출 때마다 기업 이미지 쑥쑥"글로벌브랜드 핵심통로" 마케팅 치열 특별취재팀 관련기사 세계적인 기업은 뭔가 다르다 브랜드 제고엔 스포츠가 최고 "짧은 기간에 가장 효과적" 세계 최고의 축구스타들이 모여 ‘지상최대의 축구쇼’를 벌인다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그 중에서도 선두 첼시와 ‘코리안 신형엔진’ 박지성이 속해 있는 전통의 명문 맨체스터유나이티드간 라이벌전은 잉글랜드 뿐 아니라 전세계 축구팬들을 들썩거리게 만드는 ‘축구 전쟁’으로 불린다. 이 두 팀간 경기에는 ‘축구 전쟁’ 외에 ‘글로벌 기업간 브랜드 전쟁’이란 또 다른 꼬리표가 붙는다. 지구촌을 휘젓는 ‘스포츠의 힘’에 브랜드 이미지를 접목시키려는 기업간 전쟁은 살벌하다. 언제 어디서 드라마 같은 장면이 터질지 모르는 스포츠 현장은 이제 경기 자체의 시장성보다 극적 효과가 최대화되는 순간을 겨냥한 기업들의 광고 및 홍보마케팅 시장이 훨씬 거대해졌다. ◇TV 노출 때마다 ‘브랜드 이미지 쑥쑥’= 첼시 선수들의 유니폼에는 ‘SAMSUNG mobile(삼성 모바일)’이 새겨져 있다. 마찬가지로 맨U 선수들에게는 ‘Vodafone(보다폰)’ 브랜드가 큼지막하게 박혀있다. 이들을 후원하는 세계적인 휴대폰 기업 삼성전자(첼시)와 보다폰(맨체스터)은 매번 양팀의 축구경기 자체보다는 첼시의 프랭크 램파드나 맨체스터의 웨인루니ㆍ반 니스텔루이가 골을 넣고 화려한 골 세리머니를 펼치기를 기다린다. 마케팅 분야의 한 전문가는 “첼시와 멘U의 경기가 중계될 때면 매 순간마다 또는 브랜드가 TV화면 가득 노출된다”며 “이를 광고료로 환산할 경우 천문학적인 가치가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첼시에 대한 스폰서십을 따내기 위해 올해초 삼성이 세계적인 기업들을 상대로 펼쳤던 치열한 수주전의 이면에는 바로 이 같은 계산법이 정교하게 작동했다. 삼성전자나 보다폰 뿐만이 아니다. 독일 지멘스(레알마드리드)와 영국의 휴대폰 사업자인 O2(아스날), 도이치텔레콤의 자회사인 T-COM(바이에른 뮌헨) 등 세계적인 IT(정보기술) 업체들은 앞다퉈 유럽 축구클럽을 후원하면서 ‘움직이는 광고판’을 통한 장외격전을 치루고 있다. ◇스포츠는 만국 공통언어= 사람 자체가 ‘브랜드’인 스포츠 스타들은 ‘움직이는 광고판’이다. 세계적인 ‘테니스 요정’ 마리아 샤라포바가 친선경기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지난 9월. 국내 기업들은 이 ‘살아 있는 광고판’을 잡기 위해 치열한 막후 경쟁을 펼쳤다. 샤라포바는 이 덕분에 ‘대한항공’ 비행기로 들어와 ‘기아 오피러스’를 타고 ‘현대백화점’에 들러 쇼핑까지 하는 호사(?)를 누렸다. 지난달 초 프로전향을 선언한 한국계 미국인 골프스타 미셸 위(위성미)도 마찬가지. 일본의 나이키와 소니는 그녀와 스폰서 계약을 맺으면서 각각 연 500만달러씩의 계약금을 아낌없이 뿌렸다. 양사는 미셸 위를 통해 공중파는 물론 각종 스포츠채널에 자사 브랜드를 무제한 노출시키는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사람들은 좋아하는 스포츠 경기와 스타를 보면서 순간적으로 자신도 모르게 감정을 빼앗기게 되고 기업들은 이 순간을 놓치지 않는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비자와 연결시키는 매개체로 이보다 더 좋은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황성수 삼성전자 마케팅홍보그룹장(상무)은 “스포츠는 문화와 언어, 종교를 초월해 전세계의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만국 공통어”라며 “많은 기업들이 유명 스포츠팀에 아낌 없이 투자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브랜드를 향한 핵심 통로= 세계적 스포츠 이벤트는 모두 글로벌 기업들이 치른다. 극단적인 표현이겠지만 분명한 현실이다. 세계적인 브랜드 기업인 미국의 코카콜라는 지난 1930년 제1회 월드컵 대회를 시작으로 최근까지 무려 70년 동안 월드컵을 후원해 왔다. 올림픽 후원업체 명단에서도 코카콜라의 이름은 어김없이 등장한다. 코카콜라가 전세계 시장을 굳건히 장악할 수 있는 배경에는 월드컵과 올림픽 명장면들을 통해 ‘코카콜라= 지구촌 음료’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면도기 회사인 질레트와 필립모리스, 아디다스, 후지필름, 에비앙생수 등 많은 기업들 역시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지구촌 스포츠 행사에 스폰서로 참여함으로써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케이스다. 일본 국내 브랜드에 불과했던 아식스와 미즈노가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한 것도 지난 68년 도쿄 올림픽 후원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이 전세계 소비자들에게 쉽게 다가가는 연결고리로 삼고 있는 것 역시 ‘스포츠 마케팅’이다. 이안재 삼성경제연구소 박사(수석연구원)는 “경쟁력 강화를 고심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에게 스포츠 마케팅은 놓칠 수 없는 절호의 기회”라며 “국내 기업들 역시 ‘스포츠도 경제’라는 인식을 가져야 브랜드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5/11/21 1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