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주 손실보전 상품 증권사 새 먹거리 된다

정부 우리사주제 활성화안 맞춰
업계, 풋옵션 형태로 출시 추진


정부가 우리사주제도 활성화를 위해 우리사주 주가하락 위험을 헤지하기 위한 금융상품 가입을 허용하기로 하면서 금융투자업계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관련 상품이 증권사들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고용노동부는 이번 '우리사주 제도 활성화 방안'을 내놓기에 앞서 금융투자업계와 손실보전 금융상품 개발 가능성에 대한 검토 작업을 했으며 업계 관계자들의 긍정적인 답변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은 "우리사주 손실보전 금융상품에 대한 증권사들의 관심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며 "풋옵션(특정 기초자산을 특정 시기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팔 수 있는 권리를 매매하는 계약) 개념의 상품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송 연구원은 이어 "지금 당장 시장 규모를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을 기준으로 잡더라도 유동성은 충분하기 때문에 시장가치는 충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업계도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관련 상품 출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성락 한국투자증권 투자금융본부장은 "우리사주 손실보전 금융상품은 주가가 빠졌을 때의 위험을 제거할 수 있는 풋옵션 형태의 구조를 지닌 상품으로 증권사 입장에서는 풋옵션 수수료가 새로운 수익원이 될 것"이라며 "헤지가 가능한 대형 증권사는 물론 몇몇 중소형 증권사도 관련 상품 출시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증권사 입장에서는 수익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지는 않지만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이 생긴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 관계자도 "코스피를 사고 해당 종목을 매도하는 형태의 구조를 띤 상품이 가능할 것"이라며 "현재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상장지수증권(ETN)이나 주가연계증권(ELS) 등으로 관련 상품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며 관련 상품 출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시장이 커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우리사주제도 활성화의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가 우리사주로 인한 손실 우려 때문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손실보전 상품이 도입될 경우 근로자들이 보다 안심하고 우리사주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과거 제일저축은행의 경우 지난 2008년 우리사주 취득을 했으나 2011년 10월 상장폐지 후 파산절차를 밟았다. 또 웅진에너지는 2010년 6월 우리사주 취득을 했으나 웅진그룹 모회사와 계열사의 법정관리 후 구조조정으로 주가가 급락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주식시장의 주가 변동성이 미국이나 일본·독일 등과 비교해 대체로 높게 나타난다"며 "손실보전 금융상품이 도입된다면 이 같은 높은 주가 변동성이 우리사주제도 활성화를 가로막는 상황을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사주를 보유한 조합의 평균지분율은 1.29%에 불과하다. 송 연구원은 "이번에 정부가 내놓은 방안을 통해 우리사주제도가 활성화되면 우리사주 손실보전 금융상품에 대한 수요도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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