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 법정관리' 협력사 심경 들어보니] 대형 시중은행 수백억 피해

우리銀 여신 248억 최대
신한·하나銀은 미리 회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동부건설 쇼크로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우려되는 시중은행은 우리은행인 것으로 파악됐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동부건설 여신을 미리 회수해 피해를 벗어나게 됐다.

동부건설에 대한 시중은행들의 여신 규모는 크지 않지만 건설업체나 협력업체 추가 도산 등이 이어질 경우 영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계에 따르면 동부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 가운데 우리은행의 동부건설 여신이 248억원에 달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은행이 약 100억원으로 뒤를 이었고 경남은행과 농협은행이 90억원가량 여신을 보유하고 있다.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의 경우 여신 규모가 약 30억원 수준이다. 비은행 금융기관 가운데는 계열사인 동부생명이 동부건설에 약 287억원을 빌려줬다.

은행들은 연초부터 수익성을 갉아먹는 악재가 터지자 상당히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동부그룹 유동성 위기가 터진 후 미리 충당금을 어느 정도는 쌓아놓은 상태이지만 법정관리 신청으로 추가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하다. 시중은행의 한 여신 부행장은 "일부 은행들이 새해 들어 부실을 확실히 털어내고 기업 여신을 줄이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동부건설 여신을 미리 회수해 이번 충격은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9월까지 약 78억원, 하나은행은 10월까지 약 140억원의 동부건설 여신이 있었으나 동부건설이 부동산 담보를 처분해 지난해 말 이를 갚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이후 회사채 1,344억원과 차입금 250억원 등 1,594억원을 상환해온 동부건설은 결국 운영자금 압박을 이기지 못해 법정관리의 길을 걷게 됐다. 이에 따라 동부건설에 여신을 준 은행들의 건전성 역시 위협 받게 됐다. 금융권에 따르면 동부건설 채권금융기관 여신은 2,618억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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