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법' 대치정국 돌파구 찾을까

4자회담 개최될 듯..`간극'은 여전

사립학교법 재개정을 놓고 극한대치 양상으로 치닫던 여야관계가 중대한 `터닝 포인트'를 맞고 있다. 핵심쟁점인 `개방형 이사제'를 둘러싼 여야간의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가운데 열린우리당이 27일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가 한자리에 마주하는 `4자 회담'을갖자고 전격 제안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측은 "정식 제의가 온 것이 아니어서 검토해보겠다"고 `확답'을 미루고는 있지만 현 정국의 분위기상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원내 차원에만 머물던 양측 대화채널의 `수위'를 격상시키고 사학법은 물론 쟁점법안 일체를 협상테이블에 올려 `통 큰 해법'을 모색하자는 쪽으로 여야간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분위기인 탓이다. 양측의 협상은 `형식' 뿐만 아니라 `내용'상으로도 변화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 원내대표는 이날 김포공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개방형 이사의 추천 주체를 확대하는 안만 받아준다면 협상 타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개방형 이사를) 학교운영위원회와 대학평의회에서 선임한다'는 조항을 `학운위와 대학평의회 등에서...'로만 수정해준다면 대승적으로 타협할 수 있다는 메시지인 것. 우리당은 일단 공식대응은 삼간 채 `일단 모든 것을 4자회담에서 논의해보자'고 밝혀, 표면적으로는 협상 분위기가 한결 유연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교착상태를 보이던 사학법 재개정 협상에 막판 돌파구가 열리는 것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상황을 속단하기는 일러 보인다. 무엇보다도 이번 4자회담을 바라보는 양당의 속내가 맞서고 있다. 사학법 재개정 논쟁에만 매달린 채 민생은 나몰라라 한다는 비판여론을 의식해 일단 협상테이블에 앉기는 하지만 양측의 셈법은 완전히 갈리고 있는 것. 우리당은 한나라당의 사학법 재개정 요구에 대해 `본질은 손대지 않고 형식만손질하는' 수준의 재개정을 희망하고 있다. 사학법 자체의 `근본적 수술'을 희망하는 한나라당의 입장과는 현격한 차이가 있는 셈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 원내대표가 수정 제안한 `...등'이라는 문구의 삽입은 단순히`자구수정' 차원을 넘어서는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만사 제쳐놓고 서라도 이것만은 관철시키겠다는 벼르고 있지만 우리당 내에서는 `등'이라는 애매한 표현이 삽입되면 사학법이 `형해화'될 것이라며 극력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우리당 교육위 소속 정봉주(鄭鳳株) 의원은 "한나라당의 면피를 위한 물타기 전략"이라며 "개방형 이사제를 손대면 협상은 안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의원은 "동창회나 육성회도 개방형 이사를 추천하라는 소리 아니냐"며 "그야말로 꼼수"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주변에서는 여당이 이번 4자회담을 `명분축적'용 카드로 활용하려는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흘러나온다. 여당이 회기내 처리를 공언한 주요법안을 밀어붙이기 위해 수순밟기를 하는게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당은 한나라당과의 협상결렬에 대비해 민주당이나 민주노동당과 `공조'하는 방안을 물밑 추진 중인 것으로알려졌다. 4자회담 `무용론'도 협상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2004년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4대 쟁점법안 처리를 놓고 4자회담이 수차례 열리기는 했지만 결국 `해답'은 찾지 못한 채 정국을 파국으로 몰아갔다는 지적들이다. 빠르면 이날중 성사될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4자회담은 파행정국의 확전 또는수습여부를 가르는 중대 기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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