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in 마켓] 윤주영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

"가격제한폭 확대, ETF 투자자엔 기회"
ETF와 추종지수 간 오차 줄어 정확한 가치변화 예측 가능해져
증권·은행·헬스케어 업종 유망
레버리지ETF엔 장기투자 금물… 손해 봤다면 빨리 빠져나와야


"가격제한폭이 확대되면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위험성이 커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저는 오히려 투자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ETF와 추종 지수 사이의 격차인 추적 오차 위험이 줄어들어 투자자들에게 유리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윤주영(사진)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7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가격제한폭 확대에 따른 ETF 투자환경 변화를 이같이 전망했다.

윤 본부장은 "가격제한폭이 30%로 늘어나면 ETF가 추종하는 벤치마크와 ETF 가격 간 차이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며 "추적 오차가 줄어들면 펀드매니저들이 시장 상황을 보다 잘 반영하는 ETF를 만들 수 있어 투자자들에게도 이익이 된다"고 설명했다. ETF 벤치마크 자산의 변화가 ETF가격에 잘 반영되기 때문에 보다 정확하게 가치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통 ETF가 투자하는 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해 증권사가 주식을 구하지 못하면 그만큼의 현금을 대신 설정한다. 하지만 다음날에도 주가가 오르면 전날 설정한 현금보다 더 많은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실제로 매수하는 주식 수는 설정된 비율 보다 적을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해당 종목의 수익률과 ETF의 수익률이 다른 경우가 종종 나타난다.

윤 본부장은 "가격제한폭이 커지면 특정 종목의 주가가 상하한가를 기록하는 빈도가 줄어 주식을 사지 못하거나 팔지 못하는 경우도 줄어들 것"이라며 "현금으로 주식을 대신하는 경우(불완전설정)가 줄어들어 ETF가 투자하는 벤치마크와 실제 ETF 수익률 간 차이도 좁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 본부장은 일반 투자자들은 가능하면 동시호가 시간대에는 ETF 투자를 하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윤 본부장은 "ETF에 투자할 때 뜻하지 않은 손실을 피하려면 시장가격이 아닌 지정가격으로 매수 주문을 내야 한다"며 "특히 동시호가 시간대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동시호가란 접수된 호가 또는 시간의 선후가 분명하지 않은 호가이고, 동시호가 시간은 중단된 매매 재개 등 특별한 사유가 없을 경우 보통 장 시작 후 5분과 장 종료 전 5분을 말한다. 이 시간대에 시장가격으로 매매 주문을 하면 가격 변동성이 커 예상했던 가격보다 훨씬 높거나 낮은 가격에 거래될 수 있다는 게 윤 본부장의 얘기다. 특히 가격제한폭이 확대되면 변동성이 더 커지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 본부장은 "ETF의 적절한 매매가격을 파악하려면 실시간 순자산가치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며 "순자산가치에 근접한 가격으로 지정가격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본부장은 개별 종목에 투자하는 것보다 ETF를 통해 투자할 때 유리한 섹터로 증권·은행·건설·헬스케어 업종을 꼽았다. 그는 "종목에 투자하거나, 혹은 섹터에 투자하거나 차이가 크게 없거나 개별 종목에 대한 위험이 큰 업종은 주식보다는 ETF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면서 "반면 업황과 상관없이 움직이는 종목이 많은 경기소비재업종이나 하위 업종이 다양한 IT업종은 ETF보다 개별 업종에 투자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전했다.

최근 개인 투자자들의 비중이 높은 레버리지ETF에 관해서는 박스장에서는 투자 대상으로 고려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윤 본부장은 "변동성이 심한 박스권 증시에서는 레버리지ETF의 수익률이 추종하는 지수보다 낮아지게 된다"며 "이 때문에 레버리지ETF에 투자할 때는 절대 장기투자하지 말고, 만약 손해를 봤다면 빨리 빠져나오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실제 코스피200지수의 경우 최근 1년간 상승률이 6.39%였지만 레버리지 ETF의 수익률은 '제로'에 가까웠다. 3년간으로도 코스피200지수의 상승률은 17%였지만 레버리지 ETF의 수익률은 8%에 불과했다.

윤 본부장은 최근 1년간 수익률이 가장 높은 국내 ETF 10개 중 6개를 운용하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ETF 운용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투자자들이 ETF만으로도 자산배분 전략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그의 목표다. 이를 위해서는 자산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ETF 개발이 필수다. 윤 본부장은 이를 위해 "우선 이달 중에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중국 본토 A주의 하락에 배팅을 하는 인버스 ETF를 상장할 예정"이라며 "국내에는 없는 월지급식 ETF나 국내 부동산 ETF 개발도 검토 대상"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