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월드컵 새벽 응원 고민되네'

국내 대형 조선업체들이 한국의 토고전 승리로직원들의 월드컵 새벽 응원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빅3인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은13일 저녁 한국-토고전에 울산 및 거제도 조선소 등에서 대부분의 임직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성대한 응원행사를 벌였다. 현대중공업은 울산 현대 프로축구단 서부구장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1만여명의 임직원 및 가족이 열띤 응원전을 펼쳤고 삼성중공업은 거제조선소 대운동장에 3만명, 대우조선은 거제조선소 매립지에 5천명이 응원전에 동참했다. 하지만 문제는 한국-프랑스, 한국-스위스의 월드컵 조별 예선 2,3차전이 19일과24일 새벽 4시에 열리기 때문에 대규모 응원전을 벌일 경우 조선소의 업무 차질이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세계 조선업을 독식하고 있는 이들 조선 3사는 대규모 일감이 산적해 있는데다 장마와 무더위까지 몰려오고 있어 생산직 직원들이 밤샘 TV시청에 이어 새벽 응원까지 나서면 생산 효율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은 근무 중 낮잠 시간을 늘리거나 출근 시간을 조정하는 등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13일 토고전 당시 야근 및 철야근무자들에게 경기를 시청하도록 하고 그 시간을 포함해 야근수당을 주는 등 배려했다"면서 "문제는 프랑스, 스위스전이 새벽 경기여서 낮잠 시간을 늘리거나 출근 시간을 조정해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고 말했다. 그는 "1차전과 달리 2,3차전은 새벽에 열려 회사 차원에서 응원전을 준비할 수는 없을 것 같다"면서 "하지만 직원들이 자체적으로 응원한다면 말릴 수 없는 일이아니냐"고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또한 회사 차원의 월드컵 응원은 없지만 집단으로 운영되는 조선소 특성상 직원들이 자체적으로 팀을 꾸려 새벽 응원전에 나설 것으로전망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측은 "지난 토고전 때는 현대주부대학 주관으로 대규모 응원전을 벌였지만 새벽 행사는 업무에 지장이 있어 회사 차원에서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면서"하지만 토고전을 통해 신바람난 직원들이 대규모 응원전에 나서면 업무에 지장이있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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