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tSectionName(); 첫 여성 대통령… "中美 최초 선진국 만들겠다" 당찬 포부 [피플 인 이슈] 코스타리카 대통령 당선자 친치야"친치야 승리=티카의 승리" 女 활동영역 확대 기대감경제위기따른 성장률 저하, 빈부차 해소등 과제도 많아 유주희기자 ginger@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지난 7일 저녁, 코스타리카 수도 산 호세의 한 호텔 기자회견장. 이날 치러진 대선에서 코스타리카 최초의 여성대통령으로 뽑힌 라우라 친치야 국민해방당(NLP) 후보가 감격에 겨워 당선소감을 밝혔다. "우리는 지금 역사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날 47%의 득표율로 최대 라이벌인 오톤 솔리스(25%)를 가뿐히 제친 친치야는 "코스타리카를 중미 최초의 선진국으로 만들자"고 거듭 강조했다. '중미(中美)의 스위스'로 알려진 코스타리카는 실제 발전상에 비해 여성 지도자의 등장이 늦게 이뤄진 탓에 친치야의 감격은 더 컸다. 정치ㆍ경제 등 측면에서 코스타리카보다 한참 뒤처진 니카라과와 파나마는 이미 십 년도 더 전에 여성대통령을 탄생시킨 바 있다. 이날 친치야의 승리는 곧 '티카(Ticaㆍ코스타리카 국어인 스페인어로 코스타리카 여성을 뜻함)'들의 승리로 비쳐졌다. 친치야를 지지해 온 티카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코스타리카 여성들에게도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며 기대했다. 미국의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지에 따르면 이 같은 기대감은 점차 주변 국가로도 퍼져나가고 있다. 중남미 전역의 여성 정치인들은 입을 모아 "앞으로 중남미 여성들의 권리가 더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친치야의 당선으로 이미 중남미에선 5명의 여성대통령이 탄생한 셈이지만, 여전히 남성에 비해 좁았던 여성들의 활동 영역이 더욱 넓어질 거란 주장이다. 오는 10월 대선을 치를 브라질에선 딜마 호세피, 마리나 실바 등 두 명의 여성정치인이 유력한 후보로 나서면서 중남미가 '여인천하'가 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중남미에 이 같은 바람을 몰고 온 친치야는 1959년 코스타리카 수도 산호세 인근의 데삼파라도스에서 태어났다. 15년간 코스타리카 회계감사원장을 지낸 아버지 덕에 유복하게 자랐다. 그는 코스타리카대학에서 정치학을 배운 후 1980년에는 미국 워싱턴DC의 조지타운대학에 유학, 행정학 석사 학위를 땄다. 이후 남미와 아프리카 등지의 비정부기구(NGO)에서 활동하다가 1994년부터 코스타리카 공공안보부 부장관 및 장관, 국회의원, 부통령직을 역임했다. 사업가인 남편과 결혼, 13살짜리 아들을 두고 있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 낙태, 동성결혼 등에 반대한다. 코스타리카의 정치 전문가들은 친치야 당선자에 대해 "언변이 좋고 지원세력을 끌어 모으는 데 능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또 청렴한 이미지도 강하다는 지적이다. 두 명의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 혐의로 조사를 받은 코스타리카에선 상당한 플러스 요인이 아닐 수 없다. 친치야는 1987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2선 대통령인 오르카스 아리아스 현 대통령을 든든한 정치적 후견인으로 두고 있다. 아리아스 대통령의 지지율은 73%에 달한다. 그러나 친치야가 운 좋게 대통령 자리에 오른 건만은 아니다. 오히려 오는 5월 8일 취임하자마자 아리아스 대통령이 남긴 막중한 과제를 떠안아야 할 형편이다. 코스타리카의 민주주의 시스템이 중남미에서 최고라고는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잇따라 스캔들이 터지면서 위신이 크게 추락한 상태다. 또 컬럼비아ㆍ멕시코 등지로부터의 마약운송 관련 범죄가 증가 추세인 데다가 경제위기의 타격으로 인한 성장률 저하도 골칫거리다. 빈부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 1990년대 코스타리카 상위 10%의 부유층은 하위 10%의 빈곤층에 비해 15배의 소득을 올렸지만, 이 수치는 2000년대 들어 25배로 올랐다. 코스타리카인들의 자랑이었던 교육제도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 코스타리카는 군대를 아예 없애버리고 남는 예산을 교육에 쏟아부어 왔다. 이는 사회 안정과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돼왔지만, 최근에는 공교육의 질이 떨어졌을뿐더러 학력이 높아도 출세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 마이애미 대학의 수전 퍼셀 교수는 "200년대 들어 코스타리카 사회가 활기를 잃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 같은 사회적 불안 요소에 대해 친치야 당선자는 아직 자신만만한 표정이다. 그는 법무부 장관으로서의 경력을 살려 각종 마약 및 강력 범죄를 단죄하겠다고 밝혀 왔다. 경제는 적극적인 자유무역협상(FTA) 체결과 반도체 등의 첨단산업 지원, 전기ㆍ통신부문 민영화 등으로 빠른 회복을 이끌어내겠다는 입장이다. 또 교육 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8%까지 늘려 공교육의 체질을 강화시키겠다는 공약도 내세우고 있다. 미국은 코스타리카의 행보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코스타리카는 중미 국가들의 '역할 모델'로, 과테말라ㆍ온두라스ㆍ니카라과 등의 변화를 선도해왔기 때문이다. 코스타리카가 주저앉을 경우 현재 살인사건 발생률ㆍ문맹률ㆍ기아(飢餓)인구비율 등이 세계 1위인 중미 지역은 더욱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서의 미국으로의 불법이민과 마약 밀반입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중미 지역의 안정과 발전은 더 더욱 필요하다. 친치야 당선자의 손에는 코스타리카 뿐만 아니라 중미 전체의 미래가 달려 있는 셈이다. 1949년 군대 없애고 교육에 투자풍부한 인적자원이 경제성장 이끌어 ■코스타리카 행복지수 1위 비결은 중미(中美)는 여전히 군사쿠데타와 각종 폭력시위가 횡행하는 지역이다. 하지만 '중미의 스위스', 코스타리카만은 예외다.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하는 민주주의 발전도 순위에서 중남미를 통틀어 1위, 전세계 25위를 기록할 정도로 민주주의가 잘 자리잡힌 데다가 세계 행복지수(HPI)에서도 세계 1위를 차지할 만큼 사회가 안정돼 있다. 인구는 약 420만명(2008)으로 1인당 GDP는 1만752달러에 달한다. 영국 BBC는 코스타리카가 지역적 한계를 딛고 발전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교육'을 꼽았다. 코스타리카인들은 지난 1949년 아예 군대를 없앤 대신 교육에 더 투자해왔다. 1948년 사상 최악의 내전으로 2,000여명이 목숨을 잃자 온 나라가 군대를 철폐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덕분에 1970년대 이후부터 국가재정의 28%를 교육에 쏟아부을 수 있게됐다. 무기는 책으로, 군사기지는 학교로 바뀌었다. 교육비가 거의 무료라 대학조차도 장학금을 못 받는 드문 경우 한 학기 등록금이 200달러(약 23만원)다. 잘 교육받은 국민들은 코스타리카의 경제성장을 이끌었고, 보다 이성적인 사회를 일궈냈다. 이밖에 풍부한 녹지도 행복의 원천이라는 지적이다. 세계 다른 국가들에선 숲이 삭막한 도시로 변해가는 동안 코스타리카에선 오히려 녹지가 늘었다. 1980년대 국토의 20%를 차지했던 산림은 이제 50% 이상으로 증가했다. 코스타리카에선 숲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에너지의 90% 이상을 수력발전 등 재생에너지로부터 충당한다. 건설업체는 건물을 지을 때마다 환경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환경 증명서를 떼야 한다 [피플 인 이슈] 기획·연재기사 전체보기 [이런일도… 부동산시장 뒤집어보기] 전체보기│ [실전재테크 지상상담 Q&A] 전체보기 [궁금하세요? 부동산·재개발 Q&A] 전체보기│ [알쏭달쏭 재개발투자 Q&A] 전체보기 [증시 대박? 곽중보의 기술적 분석] 전체보기│ [전문가의 조언, 생생 재테크] 전체보기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