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은 사담 후세인 생포 이후 대대적인 저항세력 색출 작전에 나서 이라크인 수백 명을 체포했다고 21일 밝혔다.미국은 특히 후세인을 조사하면서 얻은 정보가 작전에 큰 도움이 됐다는 점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강조하고 있다. 리처드 마이어스 합참의장은 이날 CNN, 폭스뉴스 TV 등에 잇달아 출연해 “후세인 생포 직후 이라크 전역에서 소탕 작전을 시작해 최소 200명을 체포했으며 이 중 일부는 저항세력 지휘부이거나 자금원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저항세력 지도부와 바트당 고위 간부 100여명의 행방을 파악해 추적 중”이라고 덧붙였다.
마이어스 의장은 “후세인은 여전히 조사에 제대로 협조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생포 당시 발견된 서류가방과 신문 과정에서 얻은 조각 정보들은 저항세력의 구조와 운영방식을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항세력을 뿌리뽑기 위해 내년 6월까지는 이라크에 최소 10만 병력을 주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의 소탕 작전이 성과를 거둘수록 이라크인들의 반감은 높아지고 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21일 서부 라와에서 벌어진 `산타클로스` 작전에서 할머니 1명이 살해되는 등 주말에만 2명의 민간인이 희생됐다. 팔루자 등에서는 시민들이 미군의 무자비한 가택 수색에 집단으로 항의하기도 했다.
게릴라들의 공격도 끊이지 않고 있다. 북부 모술에서는 21일 미군 차량이 로켓포 공격을 받았다. 한때 주춤했던 석유시설 공격도 다시 잇따르고 있다. 이날 바그다드 인근 원유 저장고와 송유관들이 수 차례 폭탄 공격을 받아 최소 260만 갤런의 원유가 불타거나 유출됐다. 북부 키르쿠크의 정유시설도 공격당했다.
미군 발표에 따르면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전 종료를 선언한 5월 1일 이후 12월 21일 현재 미군 사망자는 322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운전 사고 등을 제외한 전투 사망자는 200명을 넘어섰다. 이로써 3월 20일 개전 이후 미군 사망자는 모두 460명으로 늘었다. 영국군은 52명이 죽었다.
한편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미군 증파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사주간 타임 최신호(29일자)는 그동안 병력 증원에 반대해 온 럼스펠드 장관이 “국방부가 하고 있는 연구 결과 증파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오면 주저 없이 따르겠다. 현재 그렇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