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銀 "동아시아 리딩뱅크" 선포

해외 금융사 전략적 제휴 추진…대투 인수땐 지주사 전환도

은행들의 리딩뱅크 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하나은행이 2일 동아시아 금융기관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어 동아시아 리딩금융그룹으로 성장한다는 비전을 선포했다. 하나은행은 또 대한투자증권 인수에 성공하면 금융지주회사로의 전환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하나은행과 서울은행 통합 2주년 기념행사를 갖고 동아시아 금융기관과의 전략적 제휴 및 리딩뱅크 도약을 골자로 한 ‘뉴 하나뱅크’ 비전을 선포했다. 김승유 행장은 이와 관련, “동아시아 국가들 중 우리나라와 같이 글로벌 은행들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는 은행들이 많다”며 “이들 은행과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고 중국ㆍ베트남 등에는 독자적인 점포망을 만들어 동아시아를 포괄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들 은행과의 전략적 제휴 과정에서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를 매각하고 시장에는 매물로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중국 칭다오은행 인수에 이어 싱가포르ㆍ중국ㆍ베트남ㆍ인도 등의 리딩뱅크에 자사주 1,664만주(8.65%)를 매각해 강력한 제휴관계를 맺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나은행은 이미 이런 방식으로 독일 금융그룹인 알리안츠(5.13%)와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고 있고 싱가포르 국영투자기관인 테마섹홀딩스(9.89%)로부터도 투자받은 바 있다. 또 지주회사 출범과 관련, 김 행장은 “지주회사는 현재 진행 중인 대투증권 인수가 완료돼야 가능할 것이기 때문에 연내 지주회사 출범은 어렵다”면서 “대투증권 인수 주체는 (지주회사가 아닌) 하나은행”이라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이에 따라 하나은행의 지주회사 출범계획이 당초 예상했던 올해 말보다 늦어진 내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 행장은 또 “씨티그룹 등 시장에 새로 진입한 경쟁자들과 싸우기 위해 은행들은 그동안 경쟁자의 장점을 답습하고 현재의 위치를 고수하려는 등 소극적인 방식을 취해왔다”며 “이러한 방식으로는 1등만이 살아남는 시장환경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