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이르면 내년 7월부터 500만원 이상 국세를 체납하거나 부동산 투기이익에 대한 소득세 탈루의혹이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법원의 영장 없이 금융기관에 일괄 금융거래정보(계좌추적)를 요구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의 원칙이 크게 훼손되고 개인 신용정보 비밀이 과도하게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파장이 예상된다. 또 내년에 새로 설립될 주택금융공사의 주택담보대출은 주택구입 목적 등에 한정되며 1인당 대출한도는 2억원 이하로 제한된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는 8일 법안심사 소위를 열고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법과 소득세법 개정안, 한국주택금융공사법안 등을 검토, 이같이 의결했다. 이들 법안은 조만간 재경위 전체회의와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에서 확정된다. 재경위 소위는 국세체납을 막고 부동산투기를 근절하기 위해 국세청에도 국세체납자와 부동산투기 혐의자에 대해 일괄 계좌추적권을 부여키로 했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각 금융기관 본점에 국세체납자와 부동산투기혐의자에 대한 해당 금융기관의 모든 거래정보를 일괄 조회할 수 있게 된다. 국세청은 현재 국세체납자에 한해 원칙적으로 금융기관의 특정점포에 대해서만 과세자료를 요구할 수 있고 납세자에 대한 금융거래정보의 일괄조회의 경우 명백한 조세탈루 혐의를 확인하거나 상속재산 및 증여재산의 확인을 위해서만 제한적으로 할 수 있다. 그러나 국세체납과는 달리 부동산 투기혐의에 대해 국세청의 계좌추적권을 허용하는 것은 국세청이 `(소득세) 탈루혐의`를 근거로 재량적인 판단에 따라 계좌추적권을 행사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재경위 소위는 또 주택금융과 학자금대출의 장기적ㆍ안정적 공급을 촉진하기 위해 한국주택금융공사를 설립하고 공사 안에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을 설치, 주택저당채권과 학자금대출 채권의 유동화 업무, 주택금융신용보증 업무를 수행토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소위는 이 법안을 처리하면서 유동화 대상 주택담보대출 채권의 만기를 10년 이상으로 정하고 주택담보비율, 주택보유수 등의 주택담보대출 채권의 양수기준을 마련토록 정부원안을 수정했다. 재경위 소위는 이와 함께 정부가 국회 동의를 요구한 내년 만기도래 예금보험기금채권 차환발행 규모 6조9,226억원 가운데 9,226억원을 삭감, 6조원만 차환발행토록 했다. 예금보험기금 채권을 공적자금 조성을 위해 외환위기 이후 발행됐다. <구동본기자 dbko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