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복수폴사인제 헛바퀴

시행 1년… 참여율 0.2%에 그쳐한 주유소에서 여러 정유사의 석유제품을 함께 판매하는 복수 폴 사인(상표표시)제가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한 채 유명무실해 지고 있다. 19일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복수 폴 사인제는 소비자의 선택범위를 넓히기 위해 지난해 9월 도입됐으나, 1년이 지난 이 달 초 현재 전국 1만600여개의 주유소 가운데 21개소만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0.2%도 안되는 수준이다. 특히 이들 복수 폴 사인제를 채용한 주유소들도 모두 국내 정유사 한 곳의 상표제품(Brand)과 각 정유사 및 수입사가 현물시장에 덤핑으로 내놓은 비상표제품(Non Brand)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복수 폴 사인제의 당초 취지인 두 가지 이상의 국내 상표제품을 내건 곳이 한 곳도 없다. 이에 대해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2개 이상의 브랜드 제품을 복수 폴로 하거나, 브랜드제품과 비브랜드 제품을 구분해 판매하면 정유사와의 관계가 껄끄러워져 내놓고 복수 폴사인제를 도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유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 주려던 복수 폴 사인제가 제대로 시행되지도 않으면서, 수입기름이 대거 유통되는 등 시장만 무너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방자치단체나 산업자원부,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주유소의 상표표시 위반여부를 철저히 단속해야 복수 폴 사인제가 제대로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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