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개도국들의 급속한 경제성장에 힘입어 올해 세계 원유 수요가 급증세를 보일 것이라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에너지 감시기관인 국제에너지기구(IEA)가 11일 밝혔다.
이는 세계 최대 원유 카르텔인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오는 4월 1일부터 하루 산유량을 총 250만배럴 감산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으로 국제 유가 상승 압박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와 관련, 세계 원유 수요가 개도국 경제성장에 힘입어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10일 OPEC 공식 회의에서 드러났듯 원유 공급은 감산 추세에 국제 유가 급등의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세계 최대 산유국이자 OPEC의 유가 정책을 좌지우지하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앞으로도 계속해서 `감산`이라는 정책적 수단으로 고유가 시대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세계 원유시장은 수요 측면에서도 세계최대 원유소비국인 미국의 5년내 재고량이 최저치를 보이고 있는 등 주요 소비국의 재고 상황이 녹녹치 않아 OPEC 등 원유 공급국의 상황에 따라 국제 유가가 불안정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분석됐다.
IEA는 이날 월례 보고서에서 올해 아시아 남부와 동부 국가를 중심으로 세계 개도국들의 원유 수요가 3.7% 가량 늘어나는 등 지난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개도국들의 원유 수요가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함에 따라 세계 원유 수요도 계속해서 증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IEA는 특히 중국의 원유 수요는 지난해 3ㆍ4분기 16%에서 지난달 10%로 증가폭이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지난해 12월에는 하루 최고치인 580만배럴을 기록하면서 세계 원유 수급의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고 밝혔다. 여기다 침체 국면을 보여 오던 중동 국가 경제가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원유 수요를 부채질할 것으로 점쳐졌다.
IEA는 이에 따라 지난달 전망한 세계 원유수요 추정치를 하루 22만배럴 상향 조정, 올해 수요가 1.8% 늘어난 하루 7,990만배럴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IEA는 그러나 정치적인 민감성을 감안, 유가 전망치를 내놓지는 않았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