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수입조건이 확정 고시되면 주로 갈비와 사골ㆍ꼬리ㆍ내장 등 ‘부산물’ 위주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국내 유통업체들이 악화된 여론을 고려해 판매를 보류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당분간 수입물량이 들어오더라도 소규모에 그칠 가능성이 높으며 들어온 물량도 제한적으로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갈비 70%, 부산물 30% 비율로 유입=Z새 수입조건이 발효되면 지난해 10월5일자로 중단됐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수입 검역이 7개월여 만에 재개된다. 현재 검역 중단으로 발이 묶인 5,300여톤의 미국산 쇠고기가 컨테이너야드(CY) 등에 쌓인 채 유통을 기다리고 있다. 아울러 당시 미국에서 한국행 수출 검역까지 마쳤으나 검역 및 선적이 중단된 후 지금까지 롱비치항구 창고 등에서 대기하고 있는 약 7,000톤 역시 고시 공포와 함께 선적 중단 조치가 풀리면 지체 없이 한국으로 출발한다. 이 대기 물량은 기존의 ‘30개월 미만, 살코기만’이라는 위생조건에 따라 지난해 미국 측의 수출 검역을 통과했기 때문에 뼈 없는 쇠고기다. 하지만 곧 갈비를 주축으로 한 부산물 유입도 몰려올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육류 수입업체들은 지난주 미국의 주요 메이저 육류 업체들과 새 수입조건을 적용한 수입계약을 마무리했다. 수입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7~8일에 카길ㆍ스위프트ㆍ타이슨ㆍ내셔널 등 메이저 업체들과 우리 1차 수입자들 사이의 계약이 끝났다”며 “주로 수입되는 부위는 갈비이며 계약에 따라 사골ㆍ꼬리ㆍ우족ㆍ내장 등의 부산물이 갈비와 함께 7(갈비)대3(부산물)의 비율로 ‘패키지’로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 의식하는 유통업체=국내 수입업체들은 악화된 여론 때문에 판로 확보마저 어려운 처지다. 실제로 대형 할인점 등 유통업체들은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이 재개되면 당분간 판매를 보류하는 쪽으로 방향을 수정하고 있다. 미국 쇠고기 업체로부터 직수입해온 홈에버의 경우 지난해 수입해 보관 중인 물량에 대해서도 여론이 호전될 때까지 판매하지 않을 방침이다. 지난해 할인마트 가운데 미국산 쇠고기를 맨 먼저 판매했다가 봉변을 당한 롯데마트는 최근 인터넷을 통해 ‘이미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한다’는 악성 루머가 떠돌자 홈페이지에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하지 않습니다’라는 공지를 띄우는 등 진화에 나서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악화된 국민 여론으로 선뜻 판매에 나서지 못함에 따라 국내 수입업체들은 당장 판로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입이 재개돼도 당장은 대형 할인마트, 백화점 등으로의 공급은 엄두도 내기 힘든 상황”이라며 “도매상을 거쳐 소형 식당에 공급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