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의 쌍두마차인 신세계와 롯데쇼핑 주가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롯데쇼핑 주가가 우리홈쇼핑 고가인수 부담으로 급락한 반면 신세계는 롯데쇼핑과의 경쟁 부담이 완화됐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견조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40만원에 공모된 롯데쇼핑 주식은 우리홈쇼핑 인수가 악재로 작용하며 30만원선 조차 위협받고 있다. 3일 롯데쇼핑 주가는 전날보다 1만8,500원(5.72%)이나 급락한 30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롯데쇼핑의 주가가 최저가로 떨어지면서 시가총액도 8조8,582억원으로 9조원 밑으로 추락했다. 롯데쇼핑의 이 같은 하락으로 이날 1.33% 떨어지는데 그친 신세계(시총 9조1,096억원, 12위)에 유통업계 시총 1위 자리를 내주며 전체 순위 14위로 추락했다. 신세계는 특히 이전 이틀동안 오름세를 탔다. 증권가에서는 롯데쇼핑의 우리홈쇼핑 인수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며 부정적인 평가가 쏟아졌다. 롯데쇼핑의 인수가는 주당 11만원으로 우리홈쇼핑의 작년 순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18.3배에 해당된다. CJ홈쇼핑과 GS홈쇼핑의 주가가 올해 예상 PER 기준으로 11.6배, 8.6배인 점에 비교하면 과대평가됐다는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롯데쇼핑의 우리홈쇼핑 인수가 기업가치와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42만5,000원에서 38만1,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교보증권도 “잘못된 투자는 회사에 대한 할인률을 높일 수 있다”면서 롯데쇼핑에 대한 투자의견을 보유로 하향하고 목표주가도 종전보다 14.3% 내려 37만7,000원을 제시했다. UBS증권은 “홈쇼핑시장이 과잉상태에 접어든 데다 이번 인수로 인한 기회비용을 감안할 때 실적 향상에 대한 기여도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나홍석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방송 송출 기반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홈쇼핑 업체를 인수함으로써 추가 자금 투입 가능성이 높아졌다”라고 지적했다. 우리홈쇼핑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분석이 적지 않다. 구창근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우리홈쇼핑 가치증대 효과, 롯데쇼핑과 시너지 효과 등이 크지 않은 만큼 이번 인수가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신세계는 롯데쇼핑의 우리홈쇼핑 인수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롯데쇼핑이 기업공개를 통해 쌓아둔 자금의 일부를 신세계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할인점이나 백화점이 아닌 홈쇼핑 사업에 투자해 경쟁이 그만큼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종렬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롯데쇼핑의 우리홈쇼핑 인수로 가장 긍정적인 수혜를 입은 곳은 신세계”라며 “롯데쇼핑이 할인점 투자에 사용키로 했던 비용을 홈쇼핑에 투자하게 돼 신세계로서는 다행”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신세계의 수혜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롯데쇼핑의 홈쇼핑 인수로 할인점 부문 투자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며 신세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