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져가는 도코모 신화' 무선 인터넷 접속 서비스인 i모드 돌풍을 기반으로 쾌속 항진하던 일본 NTT 도코모호가 거센 풍랑을 만나고 있다.지난해 3~9월 연율 240%의 폭증세를 기록했던 i모드 가입자수는 올해 45%로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이와 함께 경쟁 업체들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경기침체 여파로 4년간 10배 이상 급증했던 순익 증가세는 급격한 둔화세를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최근 주가 역시 지난해 5월보다 무려 45% 급락, 도코모의 최근 어려운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있다.
◇줄어드는 내수
일본시장에서 도코모는 경기침체ㆍ경쟁업체의 집중 견제ㆍ제3세대(3G) 이동통신서비스 부진 등 산적한 난제(難題)와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이 중 도코모를 가장 괴롭히는 것은 경기침체로 가입자 1인당 매출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 그 동안 도코모 가입자들은 월 평균 63달러를 휴대폰 비용으로 지출, 미국과 유럽의 경쟁업체보다 10달러 높은 가격을 물어 도코모측으로서는 순익증대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일본인들이 무선 인터넷 서비스 사용을 자제하고 있고, 이에 따라 도코모의 매출과 순익이 크게 줄고 있다고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전했다.
여기에 2ㆍ3위 업체들의 공세가 강화되면서 도코모의 실적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실제 시장 점유율 23.4%를 보이면서 2위를 기록하고 있는 KDDI는 학생층에 인기 높은 할인프로그램을 통해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또 지난해 영국 보다폰이 인수한 뒤 공격적인 경영에 나선 J폰은 시장 점유율을 17.6%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타임은 이와 관련 가입자수가 포화상태인 6,750만명을 기록하면서 일본 업체들의 출혈경쟁이 이어져 도코모의 수익은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세계 처음으로 실시한 제3세대(3G) 이동통신 상용 서비스 역시 기존 단말기에 비해 3배나 비싼 가격 등으로 인해 판매량이 예상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3월말까지 도코모의 3G 서비스 가입자수는 예상치 15만명에 크게 모자란 4만2,000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해외투자도 적자지속
소니 워크맨의 신화를 i모드로 재현하겠다며 야심차게 전개했던 해외진출전략도 주가하락 등으로 도코모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15%의 지분을 갖고 있는 네덜란드 이동통신사 KPN의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서 도코모는 20억달러 가량의 손해를 본 것으로 타임은 전했다.
이와 함께 AT&T 와이어리스 등 지분 보유통신사 대부분의 주가가 급락, 올 3월말 마감하는 도코모의 2001년 회계연도 실적이 그 어느 때 보다 안 좋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i모드를 유럽과 미국의 통신사에 적용시키는 작업 역시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다한 라이선스비 지불로 가뜩이나 어려운 유럽 통신사들은 유럽인들이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고 사진을 교환하지 않을 것이라며 i모드 채택을 주저하고 있다.
대주주인 도코모의 압력으로 올 봄 네덜란드ㆍ벨기에ㆍ독일에서 i모드 서비스를 개시하는 KPN 역시 이로 인한 매출 증가는 크게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타임은 전했다.
이에 따라 도코모는 실적 회복하고 성공신화를 이어가기 위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일단 침체한 일본보다는 해외 시장쪽에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게 도코모의 전략이다.
이와 관련,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도코모가 유럽국가 중 진출 기반이 마련되지 않은 프랑스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또 미 나스닥에도 조만간 상장, 자금 조달과 함께 세계 최대 기업중 하나로 거듭나겠다는 전략 역시 적극 추진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장순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