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 근무제의 명암

삼성그룹이 5월부터 `주5일 근무제`를 실시키로 결정, 주5일 근무제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삼성의 주5일 근무제는 일단은 연ㆍ월차를 활용하는 방식으로서, 본격적인 토요일 휴무제는 개별 사업장의 특성에 따라 노사협의를 거친 뒤 시행 할 계획이다. 재계 서열 1위인 삼성이 비록 편법이라지만, 주5일 근무제를 도입키로 방침을 정함에 따라 다른 대기업들은 물론 삼성의 하청 회사들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우리나라에도 `1주 2휴 시대`가 활짝 열리게 되는 셈이다. 주5일 근무제는 현재 그 실시 시기를 둘러싸고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노동 현안이기도 하다.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주5일 근무제의 가장 큰 쟁점은 시행시기다. 노동계는 올해부터 전면 시행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재계는 점진적인 실시로 맞서고 있다. 재계는 2005년 1월 공공ㆍ보험 등 1,000명 이상의 사업장부터 시작, 2012년 1월까지 단계적 시행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는 노사 양측을 절충, 금년 7월부터 2006년까지로 대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노사양측의 반대에 부딪혀 있다. 주5일 근무제의 또 하나의 쟁점은 연ㆍ월차 휴가문제다. 삼성은 이번에 연ㆍ월차를 주5일 근무제에 이용했지만 재계는 휴가 및 공휴일을 국제기준으로 축소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의 법정 공휴일이 미국이나 일본보다 많다는 것이다. 재계는 토요 휴무 52일이 더해질 경우 연평균 휴가일수는 선진국 수준을 넘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월차나 생리휴가를 폐지, 최소한 일본 정도의 수준으로 가자고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주5일 근무제는 시대의 흐름이나 다름없다. 정부가 굳이 근로기준법 등을 개정해 이를 강제하지 않더라도 외국계 회사를 중심으로 시행해 들어 간 곳이 많다. 국내 은행이나 보험사도 지난해 이미 시행에 들어갔으며 대기업들도 여기에 하나 둘 참여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가 앞장서 강제하다 보니 여러가지로 부작용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일본도 주5일 근무제를 완전 정착시키는데 10여년이나 걸렸다. 이를 감안한다면 강제보다는 개별사업장의 자율에 맡기는 것이 좋지 않은가 싶다. 특히 지금은 경기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후 최악의 상태다. 주5일 근무제는 기업으로서는 비용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시기적으로 좋지 않다. 벌써부터 삼성의 하청회사는 물론 중소기업 가운데서는 “경제도 어려운데…”라는 아우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 대기업들도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추가부담을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근로자는 즐거울 일이지만 기업은 울상이다. 정부는 기업의 고충도 이해야 한다. <대구=김태일기자 ti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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