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ㆍ먹거리 불안…“식품소비, 시크해졌다”

대한상의 조사 …’신뢰ㆍ건강ㆍ저비용ㆍ간편(C.H.I.C)’ 추구 트렌드 뚜렷

불분명한 원산지 표기와 불법 첨가물 등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먹거리 불안감이 주부들의 식품소비 기준을 ‘시크(C.H.I.C)’하게 만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계속되는 고물가와 경기불황 역시 주부들의 먹거리 선택기준을 더욱 깐깐하게 했다는 분석이다.

29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의 주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식품안전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조사한 결과 먹거리 불안에 따른 소비행태로 '신뢰(Credible)', '건강(Healthy)', '저비용(Inexpensive)', '간편(Convenient)'을 중시하는 '시크(C.H.I.C)'를 제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평소 먹거리에 불안감을 느끼는지에 대해 응답자의 39.2%가 '그렇다'고 답했다. 반면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15.8%에 그쳤다.

불안감을 느끼는 이유로는 '원산지, 유통기한의 위장ㆍ허위표시'(25.9%)와 '첨가물ㆍ착색료'(25.4%), '유전자 변형식품'(15%) 등을 차례로 꼽았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수입식품의 안전에 대해서도 '불안하다'(57.8%)는 답변이 '안전하다'(6.4%)를 크게 웃돌았다. 이런 이유로 수입식품보다 국산품을 더 많이 구입한다는 주부가 70.2%에 달했다.

무농약ㆍ유기농식품 등 가족들의 건강을 챙기려는 주부들도 점차 늘고 있다. 3년 전에 비해 무농약ㆍ무항생제식품 구매를 늘렸는지에 대해 주부 3명 중 1명이 '늘렸다'(35.2%)고 답했으며, 국내 유기농 농산물 구입을 늘렸다는 응답도 30.8%에 달했다.

높은 물가와 경기불황 탓에 값이 저렴한 가공식품 소비가 늘어나는 경향도 두드러졌다. 최근 국내 식품물가 수준에 대해 대다수가 '높은 편'(90.2%)이라고 생각했으며, 최근 3년간 전체 소비지출에서 식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했다'(49.6%)는 응답이 절반이었다.

이에 따라 주부 10명 중 6명은 '가급적 저렴한 상품을 구입하고 있다'(64%)고 답했고, 3명 중 1명은 '신선식품보다 가격이 저렴한 가공식품을 구매하는 일이 잦아졌다'(34.1%)고 답했다. 또 조리가 간편한 가공식품 소비량을 3년 전과 비교한 질문에도 '늘었다'(37.8%)는 응답이 '줄었다'(25.6%)는 답변보다 많았다.

대한상의는 "최근 편의점 도시락 매출이 급증한 사례처럼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주부들의 장바구니에도 값이 저렴하고 간편하게 끼니를 때울 수 있는 가공식품 비중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주부들은 식품 안전성의 책임 주체로 '제조업자'(46.8%), '정부의 관리감독'(35.8%), '판매업자'(10.6%), '소비자'(4.4%)를 차례로 꼽았다. 식품 안전성 제고를 위한 개선 과제로는 '원재료ㆍ품질에 대한 책임'(75.2%), '철저한 위생관리'(69.8%), '생산자에 대한 지도강화'(49%) 등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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