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박사 출신 여성이 결혼할 확률은 대졸 여성의 절반가량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6일 고려대에 따르면 이 대학 대학원 경제학과 김성준(39)씨는 '왜 결혼이 늦어지는가'에 관한 석사학위 논문에서 초혼에 미치는 각종 변수를 분석하며 이같이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여성은 고학력일수록 결혼 확률이 낮았다. 대졸 여성이 결혼할 확률은 고졸 이하 학력보다 7.8% 낮았고 특히 석·박사 출신 여성이 결혼할 확률은 대졸 여성에 비해 58.3%나 낮았다. 이는 여성의 교육 수준이 올라갈수록 비슷한 배우자를 찾기가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라고 논문은 설명했다. 김씨는 한국노동패널 자료를 이용해 지난 2000년 미혼이었던 524명을 10년간 추적하면서 교육 수준과 직업, 배우자 탐색 등의 변수가 결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이같이 결론 냈다.
논문에 따르면 남성이 결혼하는 데 미치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단연 경제적 능력이었다. 남성 취업자의 결혼 확률은 미취업자의 1.65배였고 상시직의 결혼 확률도 비상시직의 1.60배로 나타났다.
아울러 개인화·탈가족화의 영향으로 대도시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은 결혼할 확률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약 30% 낮았다. 결혼 확률은 성장 과정에서 이성과의 접촉 기회가 많을수록 높았고 형제·자매가 있을 경우에도 10%가량 올라갔다. '이 시기를 넘기면 결혼하기 더욱 어려워진다'고 생각해 결혼 결정을 내리는 나이는 남성은 33.3세, 여성은 27.4세였다. 논문은 "결혼이 늦어지는 것은 교육 수준 향상뿐 아니라 배우자를 찾는 데 드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라며 "만혼(晩婚) 추세가 심화하는 가운데 결혼율을 높이려면 청년층의 경제력을 끌어올리려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