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앨라배마공장 감산한다

판매부진으로 이달 3일간 가동 중단키로

미국시장에서 판매부진에 시달리던 현대자동차가 앨라배마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하는 방식의 감산을 결정했다. 지난 2005년 미국에 생산기반을 구축한 현대차가 현지공장의 감산을 단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현대차의 글로벌 경영이 위기를 맞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현대차 미국 생산법인인 앨라배마공장(HMMA)은 지난 4일(현지시간) 오후 “이달의 경우 매주 금요일(5ㆍ12ㆍ19일)마다 3일간 생산라인을 멈추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현장 근로자들에게 통보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당초 30만대로 잡았던 HMMA의 생산량을 7월 26만대로 줄인 데 이어 최근 또다시 25만대로 낮췄다”면서 “생산대수를 1만대 축소한 만큼 생산일수를 줄이는 방법으로 감산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HMMA의 하루 생산대수는 1,000대로 이달 감산에 따른 생산감소분은 3,000대에 그친다. 따라서 현대차는 11월과 12월에도 각각 3~4일가량 생산일수를 줄이는 감산 조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HMMA의 이 같은 감산 배경에는 NF쏘나타와 싼타페의 판매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NF쏘나타의 미국시장 판매량은 6월 1만5,080대에서 7월 1만4,802대, 8월 1만348대로 내림세를 타다가 지난달에는 6,550대로 급락했다. 싼타페 판매대수도 8월 1만570대에서 지난달 7,496대로 급감했다. 지난달 미국시장 전체로는 총 3만3,214대를 판매, 8월(4만5,087대)보다 무려 26.33%가량 줄었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미국시장에서 내년 초 NF쏘나타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를 앞두고 판매부진이 이어지자 재고물량 누적을 우려, 생산라인의 속도를 줄이기보다 싼타페 라인을 함께 세우는 감산방법을 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HMMA는 공장가동 중단 방침을 시행 하루 전에서야 직원들에게 알려 현장 근로자와 현지 언론으로부터 원성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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