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한 때 시장의 대표 기술주중 하나였던 삼성전기[009150]가 장기간 반전의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여타 대형 정보기술(IT)주들에 밀려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진지 상당한 시간이흘렀지만 계속되는 구조조정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가시적 실적 반전 움직임이 분명하지 않은데다 뚜렷한 반전의 계기가 있으리라는 시장의 기대감을 모으지도 못하는 탓이다.
삼성전기가 지난 22일 내놓은 1.4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액 6천983억원에 영업손익과 분기순손익이 각각 371억원, 195억원의 적자다.
삼성전기는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전분기 대비 줄었음을 밝히고 있지만 영업및 순손익부문을 본사기준으로 한정해보면 손실규모는 442억원, 197억원으로 연결기준보다 더욱 커지고 매출액은 762억원이 줄어 수익력과 성장성에서 모두 점수를 받기는 힘든 상태라는게 시장의 중평이다.
물론 향후 실적이 계속 반등, 분위기를 일신할 수 있다면 주가흐름을 되살릴 수있겠지만 제품구조 고도화를 통해 2.4분기부터 흑자전환을 목표로 한다는 삼성전기의 목표와 달리, 주가흐름은 그다지 낙관적이지 못한 현실이다.
삼성전기의 주가는 지난달 종합주가지수 1,000선 고점 당시의 2만8천원대에서 25일 오전 11시에는 1년전인 지난해 4월26일 4만8천원에 비하면 절반 수준인 2만4천50원에 머무르고 있다.
실적 발표뒤 나온 증권사들의 평가도 "아직 때가 아니다"라는 쪽으로 모아진다.
여타 대형 IT주와 비교해봐도 삼성전자[005930]의 실적부진의 상당폭이 디지털미디어 등 비주력 부문에서 발생한 점이나 삼성SDI도 부진의 원인인 PDP부문의 개선세가 예상되는 것과 달리, 주력상품의 개선세를 단기간내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CJ투자증권 김남균 애널리스트는 "구조조정 효과를 단기간내 기대하기는 힘들것"으로 평가하며 '중립'의견을 제시했다.
사양화된 제품을 조기에 정리하겠다는 회사측의 방침은 긍정적이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그 효과가 나타나려면 2∼3개 분기는 더 기다려야 하는 만큼, 아직 기대감을갖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2.4분기 흑자전환이라는 목표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회의론도 제시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보고서에서 "1.4분기 영업손실이 당초 예상치 320억원을 넘어섰다"며 "회사측은 구조조정을 통해 2.4분기부터 흑자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지만 목표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교보증권 송민호 애널리스트도 "수익성 개선을 추진중이나 2.4분기가 계절적 비수기라 적자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목표가를 2만4천7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