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AMD,사활건 컴퓨터 프로세서 전쟁

인텔·AMD,사활건 컴퓨터 프로세서 전쟁 속도경쟁 내년 더욱 치열-저가형 판매도 가열 컴퓨터 메인프로세서 시장의 골리앗 인텔에 맞서는 다윗 AMD의 도전이 2001년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지난 3월 1GHz 프로세서를 인텔보다 먼저 출시, '저가브랜드' 이미지에서 벗어난 AMD는 내년도에는 개인용은 물론 기업용 및 노트북 시장에서까지 인텔의 아성을 무너뜨리겠다며 야심찬 도전장을 내놓고 있다. 한편 제품 리콜과 출시지연, 주가하락 등으로 최악의 한 해를 보낸 인텔은 '공격만이 최선의 방어'라는 전략 아래 공세적인 마케팅과 제품의 대거출시로 AMD의 기세를 꺾는다는 방침이다. 가장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것은 역시 프로세서 속도전쟁. 지난달 펜티엄IV 1.4GHz 및 1.5GHz 제품을 내놓은 인텔은 내년 1ㆍ4분기에 1.7GHz 제품을 3ㆍ4분기에는 2GHz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인텔은 특히 펜티엄IV가 고급 유저들이 선호하는 메모리반도체 램버스D램과의 호환성이 높다는 점을 들어 시장을 파고든다는 계획이다. 한편 AMD사는 애슬론 1.33GHz제품을 1ㆍ4분기에 선보이고 2ㆍ4분기 1.5GHz에 이어 하반기에는 1.7GHz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 회사의 2GHz제품은 내년 초에나 시장에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일정대로라면 속도전에서는 인텔이 AMD에 완승을 거두는 것. AMD사는 그러나 단순 프로세서 속도비교는 무의미하며 프로세서에 장착되는 칩셋의 내부 클럭속도는 자사제품이 인텔 제품보다 빠른 컴퓨팅 환경을 제공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존심을 건 속도경쟁과 함께 매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저가보급형 제품을 둘러싼 시장쟁탈전도 치열하다. 특히 내년에는 경기둔화 여파로 저가형 제품판매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돼 양사 모두 사활을 걸고 매달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지난 여름 저가브랜드 '듀론'을 출범시킨 AMD는 내년 1월 850MHz 제품을 내놓으며 인텔의 '셀레론'과 진검승부를 벌일 방침을 세우고 있다. 이 회사는 제품 속도를 50MHz씩 높여 연말에는 1GHz급까지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한편 펜티엄III 판매를 늘리기 위해 저가제품 출시에 소홀했던 인텔은 올해 안에 셀레론 800MHz를 내놓고 맞불을 놓는다는 전략이다. AMD는 노트북 및 기업용 컴퓨터 시장에서도 인텔과의 경쟁을 시작한다. 이 회사는 내년 1ㆍ4분기중 기업용 제품을 내놓는데 이어 상반기에는 노트북용 제품까지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에 따라 2001년은 양사의 경쟁이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첫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현재 전문가들은 속단을 내리긴 어렵지만 AMD의 선전쪽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인텔의 경우 내년 설비투자를 비롯한 자본지출을 올해보다 38%나 줄일 방침인데다 그나마 현재 5% 미만 수준인 통신용 반도체 시장점유율을 높이는데 주로 쓰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머큐리 리서치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마이크 파이버스는 "AMD의 경우 새롭게 진출하는 시장에서 점유율을 일정정도만 확보하더라도 성공"이라고 말한 뒤 "인텔은 내외악재로 인해 단기간내 기대수준의 실적을 올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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