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홈쇼핑산업의 급팽창과 의미

서용구(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산업정책硏 유통센터장)신유통의 총아로 불리며 급성장하고 있는 홈쇼핑 산업은 점포 없이 소비자에게 상품을 직접 판매하는 무점포 소매업(nonstore retailing)이다. 우리 나라는 현재 세계 3,4위의 홈쇼핑업체를 가진 홈쇼핑 강국일 뿐만 아니라 인터넷쇼핑몰ㆍ 네트워크 판매 등의 무점포 소매업에서도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어 이제 명실공히 ' 무점포 소매 유통 강국'이라고 불릴 만 하다. 올해 인터넷쇼핑몰과 네트워크 판매의 시장 규모는 4조5,000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며 홈쇼핑 시장의 규모는 인포머셜 업체들의 매출을 합할 경우 5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무점포 소매 업태 중에서도 특히 TV홈쇼핑의 눈부신 성장이 있기 까지는 케이블TV 가구 수의 증가와 신용카드 사용 확산 등 쇼핑 환경 인프라도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우리 나라 소비자의 쇼핑 행태가 크게 변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TV홈쇼핑은 시간이 절대 부족한 맞벌이 부부 가정과 독신 가구 등의 소비자 층과 장애인, 노인과 어린 아이들이 있는 주부등 대형 소매 매장을 직접 방문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쇼핑 기회를 주고 있다. 이런 특징들이야말로 홈쇼핑산업이 기존의 소매업태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원인이기도 하다. 최근의 추세대로 성장을 지속할 경우 무점포 소매업은 다가오는 2008년에는 백화점을 제치고 할인점과 더불어 우리 소매산업을 주도하는 업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홈쇼핑산업은 기존 대형 소매매장에 입점이 힘들었던 중소 제조, 벤처업체들에게 소비자를 직접 만날 수 있는 새로운 판매경로를 열어주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로 IMF를 맞아 경영이 어려웠던 많은 중소기업들이 홈쇼핑이라는 유통 채널을 통해 기사회생 하거나 안정적인 경영을 하게 된 사례는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다. 더불어 CRM(Customer Relation marketing : 고객관계관리)을 통하여 고객의 다양한 욕구에 실시간 대응하는 마케팅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고객의 욕구 파악과 대응을 보다 과학적인 수준으로 발달시킨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홈쇼핑 업체들의 광고 징계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소비자의 충동구매를 최대한 자극하기 위한 업체들의 허위, 부당 광고행위가 계속된다든지, 업체간 경쟁이 무모한 가격 할인 경쟁으로 치달을 경우 이는 홈쇼핑의 성장 잠재력을 저해하는 큰 위협요인이 될 것이 틀림없다. 결론적으로 홈쇼핑 업체들은 홈쇼핑 산업의 경제적 기여효과에 대하여 자부심을 가지고 더 높은 수준의 고객 서비스와 다양한 상품기획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추진하여 우리 나라 유통산업의 국제화에 기여할 것을 주문하고 싶다. 왜냐하면 이미 세계적인 수준의 IT기술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쌓아올린 소매 노하우는 한국의 홈쇼핑업체가 해외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국제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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