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자원외교국정조사특별위원회 증인채택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는 이명박(사진) 전 대통령이 다음주 국제포럼 참석차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다. 다음주는 이명박 정부 당시 자원외교에 대한 국정조사특위가 조사계획서를 채택하고 사실상 활동을 시작하는 시점이어서 그의 해외 행보가 주목된다. 야당은 국정조사에 이 전 대통령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며 여당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오는 13~14일(현지시간) 사우디 재정부와 상업산업부 주최로 열리는 '사우디 산업개발포럼(Saudi Industrial Development Forum for Promising Regions)'에 기조강연자로 참석한다. 이 전 대통령은 기조강연에서 과거 고도성장기 한국 경제발전의 경험을 소개하고 사우디 발전을 위한 상호협력 방안 등을 주제로 20여분간 연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는 이 전 대통령과 여러모로 인연이 깊은 곳이다. 이 전 대통령은 현대건설 부사장과 사장이었던 지난 1970년대 리야드 도로 공사, 주베일 상업항 공사 수주 및 건설 등에 직접 관여했다. 특히 주베일 항만 건설은 수주 금액만도 9억3,000만달러에 이르는 당시 최대 규모의 공사로 20세기 최대의 역사(役事)로까지 불린다. 이 전 대통령은 2012년 한·사우디 수교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대통령 신분으로 직접 현지를 방문했다.
이 전 대통령은 사우디 방문에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과 홍석우 전 지식경제부 장관 등 이명박 정부 당시 장관을 비롯한 일부 측근들을 대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사우디 재정부와 상업산업부가 행사를 주최하는 만큼 재임 당시 장관들에게 같이 가자고 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