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위)박세리가 10일 미켈롭울트라오픈 4라운드에서 마지막 홀 퍼트를 마친 뒤 우승을 확신한 듯 한 표정을 보이고 있다.
(사진 아래)박세리가 평소 절친한 사이인 캐나다의 로리 케인으로부터 축하의 맥주 세례를 받고 있다. /윌리엄스버그(미국 버지니아주)=AFP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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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을 향해 맹공격하던 ‘여 전사’ 박세리(27ㆍCJ)는 우승 트로피를 번쩍 치켜 올린 뒤에야 20대 숙녀로 돌아갔다. 평소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해 온 것을 의식한 듯 “내 생애 최고의 날”이라며 환한 미소를 감추지 않았다.
박세리의 이번 우승은 단순히 시즌 첫 승의 의미를 넘어선다. 통산 22승째, 10번째 역전승이기도 하며 무엇보다 골프 명예의 전당 입회 포인트 1점을 마저 채워 총 27점을 확보한 값진 승리였다.
10일 미국 버지니아주 윌리엄스버그의 킹스밀골프장(파71ㆍ6,285야드)에서 끝난 LPGA투어 미켈롭울트라오픈(총상금 220만달러) 최종 라운드.
전날 공동 6위를 기록했던 박세리는 우승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사실 기대는 크지 않았다.
로레나 오초아, 크리스티 커 등 공동 선두에 4타 뒤져 있었고 선두에 2타 뒤진 김초롱(크리스티나 김)에게 더 많은 기대가 쏠렸기 때문.
그러나 박세리는 역시 한국 대표급 선수였다.
초반부터 불꽃 튀는 추격전을 펼치며 숨가쁘게 순위를 끌어 올렸으며, 경기가 끝난 순간 선두 조를 비롯해 뒤따라 오는 어떤 선수도 넘어 설 수 없는 스코어를 기록했다.
버디 8개에 보기 2개로 6언더파 65타. 이날 데일리베스트였다. 4라운드 합계는 9언더파 275타이며 우승상금은 33만 달러. 단일대회에서 박세리가 받은 것 중 최고 액이다.
이날 경기 내용은 전반은 퍼팅, 후반은 아이언 샷 호조로 정리할 수 있다.
파3의 2번홀에서 10㎙짜리 긴 버디 퍼트를 떨군 박세리는 파5의 3번홀에서 5.4㎙, 파3의 5번홀에서 7.6㎙ 등 만만치 않은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 시키며 상승세를 탔다. 6번홀에서 보기로 주춤했지만 8, 9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뽑아내며 경기 흐름을 다잡았다.
그 사이 커가 2번홀 더블보기로 밀려났고 오초아는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어 순식간에 리더보드 상단에 박세리 이름이 올랐다.
후반에는 퍼트감도 좋았지만 아이언 샷의 정확도가 빛을 발했다. 파4의 11번홀에서는 1.5㎙, 14번홀에서는 3㎙의 버디가 나왔고 파5의 15번홀에서는 세번째 샷을 홀 90㎝에 붙이는 절정의 감각을 자랑했다. 16번홀에서 파 온에 실패한 뒤 2퍼팅으로 보기를 했으나 이미 박세리를 추격할 선수는 없었다.
생애 첫 승을 노렸던 오초아는 버디와 보기를 4개씩 주고 받으며 1타도 줄이지 못해 합계 7언더파 277타로 준우승에 그쳤고 시즌 2승째를 바라보던 커는 4오버파 75타로 무너지면서 공동 6위(3언더파 281타)까지 미끄러졌다. 명예의 전당 회원인 줄리 잉스터가 4언더파 67타로 분전했지만 박세리에 2타 뒤진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한편 한희원(26ㆍ휠라코리아)이 이날 5언더파 66타를 치며 합계 4언더파 280타를 기록, 공동4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고 김미현(27ㆍKTF)이 3언더파 281타로 공동 6위에 올라 한국 선수 3명이 톱 10에 올랐다.
지난해 우승자 박지은(25ㆍ.나이키골프)은 위성미(15ㆍ미셸 위)와 나란히 이븐파 284타로 공동 12위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