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회사 같은부서에 쌍둥이 형제 근무

서울 계동의 현대정공 본사에는 유난히 자주 눈에 띄는 얼굴이 있다. 두 얼굴의 사나이가 아니라 한 얼굴의 두 사나이가 같은 회사 같은 부서에 다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을 헷갈리게 만드는 주인공은 환경사업부에 근무하는 일란성 쌍둥이 형제 최상현(崔想鉉·25)씨와 동현(東鉉)씨.이들은 3년 전 같은 날에 입사해 사원숙소에서도 한방을 쓴다. 대학도 똑같이 한양대 기계공학부를 졸업했다. 이들 형제의 외모는 같은 부서에서 3년이 넘도록 근무한 사람들조차 구별하지 못할 정도. 얼굴은 물론 키·몸무게도 똑같다. 그러다 보니 이들이 입사한 초창기에는 회사 안에서 재미난 일도 많았다. 형에게 주어야 할 서류를 동생에게 잘못 전달한다거나 동생이 받을 칭찬을 형이 대신 받는 경우도 종종 생겼다. 두 형제와 함께 근무하는 오세구 과장은 『가끔 둘을 헷갈려 일어나는 일들이 회사생활의 활력소가 되고 무엇보다 동생이 늦게 끝나면 형이 남아서 도와주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두 형제는 출퇴근, 점심식사는 물론이고 간혹 미팅도 함께 나갈 정도로 붙어다니는 사이. 책이나 옷은 이전부터 내 것 네 것이 없었고 입사 때부터는 서로 업무관련 정보를 공유해왔다. 그러다 보니 둘간의 팀웍은 회사 내에서 정평이 나있다. 8분 먼저 태어나 형이 된 상현씨는 전공을 살려 획기적인 배기가스 절감장치를 개발하는 것이 꿈이다. 동생 상현씨 역시 전기로 철강분진에서 아연을 회수하는 시스템을 국산화하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현대정공 직원들은 쌍둥이 형제가 우리나라 환경산업을 꽃피울 재목으로 함께 커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병호 기자BHMIN@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