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슈넬제약, 의사주주 '한판승'

`황금낙하산' 조항을 놓고 한국슈넬제약[003060]경영진과 의사 주주들이 벌였던 한판 대결이 결국 의사 주주측의 승리로 끝나게 됐다. 한국슈넬제약은 26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이사와 감사선임을 안건으로 3월15일 주주총회를 개최한다고 공시했다. 이사 후보자에는 김주성 대구 현대병원 원장이자 이호스피탈코리아 대표이사를 비롯해 이상윤 동인병원 법인 상임이사, 김진호 서울손정형외과 원장, 고삼규 보광병원 원장이 올라있다. 사외이사 후보에는 선두훈 영훈의료재단 이사장, 오재욱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가 추천돼 있다. 이들은 모두 이호스피탈코리아쪽의 사람들이다. 특히 정몽구 현대차그룹의 맏사위이자 최근 현대차 계열사에 포함된 의료벤처기업 코렌텍을 이끌고 있는 선두훈 이사장이 박경우 현 대표이사 사장의 지분을 매입하는데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국슈넬제약은 25일 박 사장이 보유 주식 162만4천285주(5.39%) 전량을이호스피탈코리아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공시했다. 계약 조항에 따르면 총 28억원의 매매대금 가운데 계약금으로 5억5천만원을 먼저 지불하고 중도금 8억5천만원, 잔금 14억원을 조건에 따라 지급하기로 돼 있다. 중도금의 경우 박 사장을 제외한 현재 임원이 사임서를 제출한 직후에 지급키로돼 있고, 잔금은 이호스피탈코리아가 임원진(이사 및 감사)을 재구성하는 경우에 준다고 명시돼 있다. 공시를 통해 박 사장이 주식은 물론 경영권을 모두 포기했다는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호스피탈코리아측은 박 사장의 보유 지분을 모두 넘겨받을 경우 전체 지분이16.02%로 늘어나게 된다. 한국슈넬제약은 그동안 적대적 인수.합병(M&A) 예방책인 '황금낙하산' 조항을놓고 경영진과 의사 주주들이 갈등을 빚어왔다. 현 경영진은 작년 12월23일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와 사장이 임기도중 열린 임시주총에서 해임되거나 임기만료뒤 이사회 추천에도 선임되지 않을 경우 40억원의퇴직위로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적대적 M&A 금지 조항을 신설했다. 이에 맞서 이호스피탈코리아는 주총결의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현 경영진에 대해 직무정지 가처분도 신청했다. 한국슈넬제약 관계자는 "주총결의 취소 소송은 아직 진행중이지만, 대표이사가지분과 경영권을 모두 넘기기로 했다는 점에서 경영권 분쟁을 둘러싼 일련의 사태는마무리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슈넬제약은 이날 장초반부터 가격제한폭인 230원(14.98%) 오른 1천765원으로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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