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주택시장에 '거품' 경계론

매매가 대비 전세가 41%에 불과…일부선 마이너스 프리미엄까지
송도등 시세에 자극 고분양가 경쟁으로 과열
주택경기 침체 장기화땐 버블 붕괴 위험 커져


주택시장 침체기에도 홀로 ‘거침 없는 상승세’를 보여왔던 인천 주택시장에 ‘거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매매가 대비 전세 가격이 30~40%선에 그치는 것은 물론 시장 가격을 견인하던 신규 분양아파트에서도 미분양 적체와 마이너스프리미엄 단지가 등장하고 있기 때문.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입주를 시작한 인천 남동구 도림동 I단지 135㎡형의 경우 당초 분양가였던 3억3,000만원에서 1,000만~2,000만원 정도가 빠진 ‘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이 등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인근 B공인중개사의 한 관계자는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던 투자 수요들이 기대와 달리 프리미엄이 형성되지 않자 빠듯한 대출이자 부담에 급하게 손절매를 택하고 있다”며 “주변 집값이 3.3㎡당 750만원선인 반면 I단지는 분양가가 3.3㎡당 761만~1,021만원선이라 매수자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송도 따라가다 가랑이 찢어진’ 인천 주택시장=올해 인천지역의 지난 2007년과 올 상반기 집값 상승률은 각각 13.36%와 7.49%였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의 집값 상승률인 2.21%와 2.81%의 3~6배에 달해 수치상으로는 인천지역 주택시장이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천지역의 높은 집값 상승률은 경제자유구역 개발 및 각종 도심 재생사업 등 개발호재에 힘입은 바 크지만 동시에 송도ㆍ청라지구 등 경제자유구역의 분양가가 주변 시세를 견인한 측면도 크다. 지난해 연말 인천 송도에서 공급됐던 ‘송도더샵하버뷰’와 ‘대우월드마크송도’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각각 1,587만원과 1,551만원으로 연수구 전체 시세 평균인 3.3㎡당 930만원 의 약 2배에 달한다. 문제는 경제자유구역을 중심으로 한 고분양가 책정이 비경제자유구역의 분양가를 함께 견인하고 있다는 사실. 3월 인천 남구에서 공급됐던 ‘용현엑슬루타워’의 경우 인천 남구 전체의 시세 평균인 3.3㎡당 704만원보다 35%가 높은 3.3㎡당 평균 1,076만원에 분양가가 책정됐다. 올 초 인천 서구 검단에서 공급됐던 ‘검단힐스테이트2차’ 역시 인천 서구의 전체 평균인 3.3㎡당 724만원보다 약 40%가량이 높은 3.3㎡당 평균 1,154만원에 분양가가 책정됐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 격차 벌어지며 거품 우려=동시에 주변 아파트 가격이 함께 자극을 받으며 매매가 대비 전세가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실제로 인천 연수구의 경우 3.3㎡당 매매가 평균은 918만원인 반면 전세가는 348만원으로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중이 37% 수준이었으며 인천 지역 전체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중은 41%선이었다. 일반적으로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중은 50%선이 가장 이상적인 수치로 보고 있으며 전세가가 매매가의 50%선에도 미치지 못할 경우 매매가격의 ‘거품’ 또는 ‘과열현상’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미영 스피드뱅크 팀장은 “인천의 경우 여전히 경제자유구역과 도심재개발, 인천 아시안게임, 광역교통망 개통 등 개발 호재가 풍부”하지만 “분위기에 휩쓸려 비수혜권에 무분별한 고분양가 책정 등으로 미분양 적체 및 분양가 이하로 시세하락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어 지방 주택시장 붕괴 직전의 양상을 띠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언 삼성증권 부동산팀장 역시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수도권 분양시장에서 비인기지역으로 꼽히던 인천이 각종 개발호재에 힘입어 외부 투자수요에 의해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문제는 지역 내 수요가 빈약한 상황에서 현재와 같은 주택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버블 붕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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