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자금줄만 차단" 역효과 우려

■ 2금융권 담보대출 한도 집값의 50%로
"부익부 빈익빈 가중" "집값안정" 평가 갈려
중도금 대출 제약…신규분양 시장도 비상


"서민 자금줄만 차단" 역효과 우려 ■ 2금융권 담보대출 한도 집값의 50%로일부선 "가수요 줄여 집값안정 기여" 전망중도금 대출 제약…신규분양 시장도 비상 박태준기자 june@sed.co.kr 김창익기자 window@sed.co.kr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의 총부채상환비율(DTI) 적용 대상을 6억원으로 유지하되 대상을 기존 주택까지 확대하기로 한 것은 DTI 적용을 받지 않는 고가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새로운 주택을 구입하는 현행 규제의 치명적인 허점을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현재는 DTI 시행 이전에 이미 소유하고 있던 고가 주택이나 DTI 시행 이후라도 소유권 등기 이전 3개월 후에 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DTI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투기지역 내 6억원 이상 주택이더라도 그 주택을 신규 구입하기 위한 대출일 경우에만 DTI가 적용됐다는 것이다. 또 기존 주택을 담보로 대출받고 새로 구입한 주택으로 다시 대출을 받을 때는 기존 주택을 1년 이내에 처분해야 하지만 새로 구입하는 주택에서 담보대출을 받지 않으면 이런 제약이 없다. 예를 들어 DTI 시행 이전 이미 투기지역 내에 10억원가량의 고가 주택을 갖고 있었다면 소유자의 소득에 관계없이 이 주택을 담보로 담보인정비율(LTV)의 40%인 4억원까지 대출받아 새로운 부동산을 구입할 수 있었다. 따라서 DTI를 기존 주택까지 확대할 경우 소득이 없으면서 기존 주택만으로 다른 집을 구입하는 가수요를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DTI 적용 기준 6억원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2금융권의 LTV를 50%로 낮출 경우 주택을 담보로 한 조달 규모도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는 은행권과 2금융권과의 LTV 격차가 20~30%포인트로 컸기 때문에 5억원짜리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을 경우 은행에서 2억원(40% 기준)을 빌린 후 2금융권에서 5,000만원밖에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주택 하나를 담보로 1ㆍ2금융권에서 상당한 자금을 대출받는 조달방법이 힘들어지는 것이다. 정부는 당초 은행과 2금융권의 LTV 기준을 같은 수준으로 맞추려 했지만 2금융권의 수익성 악화를 우려, 10%포인트의 격차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강도 높은 정부 규제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실수요자인 서민들에 대한 자금 공급만 차단하는 역효과를 낼 것이라는 지적이다. 반면 일부에서는 부동산 가수요를 줄임으로써 당분간 집값을 안정시키는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이 부동산 가격을 떨어뜨리는 데 일정한 기여를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주택 구입자는 대부분 실수요자이며 전액 자기 돈으로 집을 사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시중은행은 물론 2금융권 대출까지 묶이면 돈 빌리기가 어려워져 주택 구매심리가 크게 꺾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는 "11월 들어 매수세가 주춤하고 거래량이 감소하고 있는데 대출을 규제하면 집값이 다소 안정세로 접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새 아파트 분양 시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중도금 대출에 제약을 받게 돼 건설업체들은 분양률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특히 비투기지역까지 담보대출인정비율과 총부채상환비율 등을 적용할 경우 수도권 외곽과 지방시장은 참패를 면치 못할 것으로 우려된다. 입력시간 : 2006/11/14 17:55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