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현경장(解弦更張ㆍ느슨해진 거문고 줄을 다시 팽팽하게 조여 맨다)'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이 올해 초 신년사에서 던진 경영 화두다. 아무리 뛰어난 악사라도 거문고 소리가 뒤틀리면 반드시 줄을 조여야 제대로 연주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처럼 이 사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의 여파로 보험업계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지금, 기본으로 돌아가야 고객들로부터 더 큰 신뢰와 존경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고비마다 미래 방향타 제시 이 사장은 지난 1973년 삼성생명 입사를 시작으로 3~4년 정도의 계열사 근무를 제외하면 30여년간 보험맨의 외길을 지켜왔다. 그는 이 같은 관록을 바탕으로 고비 때마다 날카로운 현식 인식으로 보험산업의 미래 방향타를 제시하며 글로벌 플레이어의 도약을 이끌고 있다. 지난 2006년 4월 삼성생명 사장 취임 이후 성과도 괄목할 정도다. 지속적으로 성장하던 자산 규모는 2007년 제2금융권 최초로 자산 100조원 시대를 열었다. 보험사의 인적 경쟁력 수준을 나타내는 국제 100만달러 원탁회의(MDRT) 협회 등록 회원수 3년 연속 세계 1위를 기록했다. 2007년에는 미국 포천지가 선정한 500대 기업에서 229위, 생명보험사중에서는 18위에 랭크됐다. 취임 이후 가장 강조한 것은 현장ㆍ창의ㆍ고객섬김 경영이다. 그는 우선 '자율과 창의'가 숨쉬는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고객 만족도 커지고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사장은 "나는 삼성생명이 GWP(Great Work Placeㆍ훌륭한 일터)가 되도록 도와주는 하인일 뿐"이라는 특유의 하인론을 말할 정도다. '고객은 토양이고 기업은 나무'라는 고객섬김 경영도 삼성생명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 "고객으로부터 존경받지 못하는 기업, 사랑받지 못하는 기업은 영속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또 보험수리 전문가인 보험계리사 총회 주관, 삼성라이프마스터 제도 신설, 지식경영 온라인시스템 개발 등도 최고의 전문가만이 고객 자산을 관리할 자격이 있다는 이 회장의 신념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 올해의 키워드는 정도ㆍ손익관리 경영 그는 올해 유례없는 금융위기를 넘기 위해 '정도경영'과 '손익관리경영'을 세부 과제로 제시했다. 경제 위기를 맞아 고객의 신뢰 유지와 건전성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는 올해 주가 하락에 따른 펀드판매 분쟁 증가, 고객 정보유출에 따른 집단소송, 감독당국의 규제 강화 등으로 정도경영을 하지 않는 금융사는 장기적으로 생존을 위협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위기일수록 정도 영업을 하지 않으면 장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없다는 것이다. 손익관리 경영은 불확실한 금융 환경 속에서 회사의 영업ㆍ자산 운용 등 모든 경영 활동에 대해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보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어렵다고 움츠리기만 있는 게 아니다. 삼성생명은 2015년에 '글로벌 톱 15', '재정적 안정을 보장하는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글로벌화도 적극 추진 중이다. 이 사장이 최근 전세계 보험사의 현황 파악을 위해 미국 출장을 다녀온 것도 이 같은 작업의 일환이다. 삼성생명은 또 금융위기 와중에도 지난 3월 중국 베이징에 이어 톈진에 중항삼성 분공사(지역본부)를 설립, 해외 영업망을 확대했다. 중항삼성은 삼성생명이 2005년 7월 현지 중국항공(AIR CHINA)과 함께 설립한 합작사로 수입보험료가 매년 3배 이상 신장하고 있다. 지난 97년 설립한 태국 합작법인 '시암삼성'도 지난 2005년 흑자 전환에 이어 매년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문제도 해답도 현장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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