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경제 덩치 커져도 체감경기 여전히 썰렁

나라경제의 볼륨은 커지고 있으나 국민들이 느끼는 이른바 체감경기는 갈수록 썰렁해지고 있다. 또 경기부진으로 소비를 줄이다보니 그동안 줄곧 하락하던 저축률(전년 동기 대비)이 2분기 연속 올라가는 이채로운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ㆍ4분기 국민소득(GNI) 잠정추계 결과`에 따르면 3ㆍ4분기중 명목 국민총소득은 153조7,85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증가하면서 2ㆍ4분기의 3.6%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그러나 이 기간중 실질GNI증가율은 0.9%로 실질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인 2.3%에 크게 못미쳐 6분기째 실질GDP성장률에 미치지 못했다. 이는 교역조건이 나빠지면서 국민의 실질구매력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교역조건은 2ㆍ4분기에 다소 개선되다 3ㆍ4분기들어 수출가격보다 수입가격이 높아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면서 다시 악화됐다. 이에 따라 3ㆍ4분기의 실질 무역손실은 24조4,064억원으로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또 1∼9월중 누적 실질GNI는 321조3,783억원으로 작년동기대비 0.2% 감소했다. 1∼9월 누적기준 실질 GNI가 마이너스인 것은 지난 98년(-9.8%) 이후 처음이다. 조성종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명목기준으로 국민소득이 증가하고 있지만 실질 국민소득은 여전히 마이너스”라면서 “교역조건 악화에 따른 실질 무역손실규모 확대로 국민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여전히 부진하다”고 설명했다. 씀씀이를 줄이다 보니 3ㆍ4분기 총저축률은 작년동기대비 0.8% 포인트 상승한 28%를 기록해 2분기째 소폭 상승, 눈길을 끌었다. 국내 총투자율은 23.9%로 작년동기(24.6%)에 비해 0.7% 포인트 하락, 지난해 1ㆍ4분기(23.5%) 이후 6분기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반면 국외 투자율은 경상수지흑자의 큰 폭 확대로 전년동기(0.8%)에 비해 3.2%나 증가했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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