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민 '아이스캡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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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병현 '나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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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시장의 인기주 작가들이 연이어 귀환, 개인전을 열고 있다. 박성민, 전병현, 최소영, 신선미 등은 미술시장이 절정이던 2006~2007년에 개인전 '솔드아웃'(전량 판매)과 경매가 신기록 등을 세우며 "작품이 없어 못 판다"는 얘기를 듣던 인기 작가들이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올들어 미술시장이 서서히 회복의 기미를 보이면서 올 봄에 전시를 연 작가들이 중견 이상 원로급 '블루칩'이 주축을 이뤘다면 올 가을 화랑가는 가격대나 연령층으로 볼 때 '옐로칩'으로 분류된다. 이들의 귀환이 살아나는 미술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얼음그림'으로 유명한 박성민은 인사동 노화랑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그의 작품은 부유층 미술애호 '사모님'들의 필수 소장품으로도 유명하다. 생생한 묘사력으로 '극사실화'로 불리지만 정작 작가는 눈에 보이는 것을 묘사하는 게 아니라 상상의 이미지를 옮겨 실제보다 더 진짜같이 그린다.
육면체 얼음과 과일ㆍ식물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그림은 생명력에 대한 탐구이며 "얼음 속에 갇힌 식물은 언제든 되살아날 수 있는 생명들"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신작은 깊이감이 더해졌고 검은 배경도 새롭게 등장했다.
2003년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대상을 받은 박성민은 2006년 첫 개인전 후 '솔드아웃' 행진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이번 개인전 후 내년에 해외전시를 준비 중이다. 전시는 20일까지. (02)732-3558
한지죽(한지를 물에 갠 반죽)을 이용해 독특한 질감의 꽃그림을 그려온 전병현 작가는 17일부터 평창동 가나아트갤러리에서 3년만에 개인전을 연다. 2007년 같은 화랑에서 열린 그의 전시는 채 끝나기도 전에 매진을 기록했다.
백자에 담긴 꽃가지가 주를 이룬 3년 전과 달리 이번에는 숲ㆍ들판의 풍경화가 주류를 이룬다. 자연광을 담아온 듯한 색감도 새롭다. 유독 재료에 공을 들이는 작가는 형태를 흙으로 빚어 석고틀을 만든 다음 한지죽을 만드는 복잡한 공정을 거쳐 작업한다.
덕분에 두터운 마티에르와 입체감을 가진 독특한 분위기가 완성된다. 작가는 파리에서 공부했지만 고구려 벽화나 조선 책가도를 연상케 하는 한국적 시선을 갖고 있다. 전시는 다음달 10일까지. (02)720-1020.
2006년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작품 한 점이 1억9,500만원이라는 기록적 가격에 팔려 화제를 모았던 '청바지작가' 최소영은 청담동 카이스갤러리에서 전시중이다. 2003년 부산 동의대 재학시절 이후 7년 만의 개인전이다.
작품 제작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까닭에 전시작은 15점 뿐이지만 노동집약적으로 공들인 작품을 통해 그의 작업이 인기 있는 이유를 확인할 수 있다. 입던 청바지로 체온이 느껴지는 풍경을 그려내는 작가에게 전시기간 중 헌 청바지를 기부하면 그의 대표작이 프린트된 가방을 받을 수 있다. 10월8일까지. (02)511-0668.
소격동 갤러리선컨템포러리에서는 신선미의 개인전이 오는 25일까지 열린다. 동양성이 뚜렷한 여성 인물화를 주로 그리는 작가가 서사 구조를 풍부하게 해 정지된 화면 속에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펼친다. (02)720-5789.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은 "작가에게 휴지기는 내실을 다지고 역량을 재확인 하는 시간"이라며 "김창렬의 '물방울', 김종학의 '설악산'처럼 꾸준히 한 주제를 파고 드는 작가들의 끈기와 짜임새ㆍ깊이감이 좋아졌다는 게 눈에 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