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의 조건

현대 경영학의 대부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가 꼽은 최고의 기업경영자 모델은 누구일까. 제너럴일렉트릭(GE), 포드 등 초대형 기업들의 전성기를 구가하게 했던 경영자들일까. 아니다.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이다. 드러커는 그의 저서 `혁신과 기업가의 정신`에서 에디슨을 고도의 기술을 갖춘 기업가의 원형으로 꼽았다. 무엇이 발명왕으로만 알려진 에디슨을 최고의 CEO 반열에 올려놓았을까. 에디슨이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왕성한 발명을 하고 있을 때의 말과 행동들은 이런 평가가 타당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기업의 환경을 분석해 강점은 살리고 약점은 없애고, 기회는 활용하고 위협은 억제하는 SWOT 분석을 경영 첫머리에 올렸던 이가 에디슨이다. “최악의 상태임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오랫동안 귀머거리 상태였으며, 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장애가 아니라 도움이었다.” 그는 기업의 약점이 무엇인지를 알아내고 이를 경쟁력 우위로 바꿔나가는 것을 갈파했고, 실천했다. 또 혁신과 변화, 그리고 참신한 기술을 요구하는 환경 속에서 현명하게 대처해나가는 관리자의 훌륭한 모델을 `최적관행`을 통해 보여줬다. 제조공장들이 대부분이었던 그 시기에 `발명공장`을 차린 것도 소비자들을 위해 한발 앞서 내다보는 식견을 설명해주기에 충분하다. 지난 1876년부터 1881년까지 에디슨 발명의 황금기를 이뤘던 멘로파크연구소 시절에는 `멘로파크의 홍보 마술사`라고 불릴 정도였다. 각종 홍보행사를 기획해 `최고로 홍보된 기술은 최고의 기술을 이길 수 있다`는 것을 유감없이 보였기 때문이다. 이 같은 수많은 장점 외에 가장 중요하게 꼽힌 그의 장점은 바로 그가 지독한 일벌레였다는 점이다. 남들보다 조금 덜 자고 열심히 일하는 것, 바로 그것이 에디슨을 최고 CEO의 모델이 되게 한 것이다. 경영자의 모습은 시대에 따라 변한다. 그러나 변치 않는 경영자의 덕목은 `철저한 일벌레`다. 접대에 능하고, 목소리가 크고, 연줄을 잘 동원하고, 설득력이 뛰어난 사람은 이제 과거 속 이야기로 파묻어야 한다. 필자에게 “성공의 비결이 무엇입니까”라고 질문을 한 뒤 그 대답을 듣고는 허탈해 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남보다 1시간 더 열심히 일하라”는 대답이 무언가 특별한 것을 기대했던 질문자들에게는 선문답으로 들렸던 모양이다. 남보다 탁월한 능력을 소유한 이들이 현실에서 실패한 경영자라는 오명을 남기는 경우가 있다. 곰곰이 그 원인을 분석해보면 대부분 기본에 충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1시간 덜 자고, 깨어 있는 동안 더 열심히 일하려고 했다.” 에디슨의 이 말에 시효는 존재할 수 없다.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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