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질주가 새 역사

■ 이상화ㆍ모태범, 세계선수권 500m 2연패
내년 소치올림픽 금메달 청신호
이-월드컵 500m 10번 출전 9번 정상
모-역전 우승… '1,000m 銀' 한 풀어

이상화(24·서울시청)와 모태범(24ㆍ대한항공)이 한국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 달성의 쾌거를 이뤘다.

이상화는 24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500m서 합계 75초34(1차 37초69, 2차 37초65)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000m를 기권하고 컨디션을 조절할 만큼 500m 2연패에 강한 의욕을 보였던 이상화는 이날 중국의 왕베이싱(76초03), 러시아의 올가 파트쿨리나(76초08) 등 경쟁자를 여유롭게 따돌리며 압도적인 기량을 뽐냈다.

이번 우승으로 이상화는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의 1ㆍ2차 레이스를 모두 석권하며 화려하게 시즌을 마무리했다. 올 시즌 월드컵시리즈 500m 레이스에 10번 출전해 9번 정상을 차지한 이상화는 한국 여자선수로는 처음으로 월드컵 종합우승을 거머쥐었던 바 있다.

모태범도 곧바로 이어진 남자 500m에서 1ㆍ2차 레이스 합계 69초76(1차 34초94, 2차 34초82)의 기록으로 정상에 올랐다. 일본의 가토 조지(69초82)와 네덜란드의 얀 스미켄스(69초86)를 극적인 ‘역전 우승’을 거둔 것이다.

전날 1,000m에서 1분09초24만에 결승선을 통과, 깜짝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모태범은 500m에서 보란 듯이 금메달의 한을 풀었다.

이로써 이상화와 모태범은 한국 선수 첫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과거 남자 500m에서 이강석(의정부시청)이 두 차례 정상에 올랐지만 2번 연속으로 정상에 오른 건 두 선수가 처음이다.

두 선수가 세계선수권대회 남녀 500m를 나란히 석권하며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우승을 향한 청신호를 밝혔다. 특히 이번 대회는 사실상 ‘올림픽 리허설’의 성격을 띠고 있어 금메달의 의미가 더욱 크다. 경기가 열린 아들레르 아레나 스케이팅센터는 내년 소치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이 개최되는 장소다.

스피드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500m 남녀 동반 우승으로 한국 빙상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을 호령할 준비도 끝마쳤다. 한국은 ‘피겨 여왕’ 김연아(23)가 4년 만에 2013년 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화려한 부활을 알리고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신다운(20ㆍ서울시청)이 남자부 종합 우승을 차지하며 빙상 3개 종목에서 모두 세계 챔피언을 배출했다.

김연아는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 218.31점으로 우승해 역대 여자싱글 2위의 성적으로 정상을 탈환했다. 2위 그룹과 무려 20점차 이상 격차다.

쇼트트랙에서는 2009년부터 올해까지 이호석(고양시청), 노진규(한국체대), 곽윤기(서울시청), 신다운 등 한국 남자부 선수들이 돌아가며 우승을 차지해 금메달을 향한 기대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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