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창(사진) 금융감독원장은 5일 서울팔레스호텔에서 자본시장연구원 주최로 열린 ‘금융위기 이후 투자은행(IB)의 미래’ 세미나에서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를 허술히 한 무분별한 고위험 상품에 대한 투자는 축소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이 우리은행장 재임 시절 부채담보부증권(CDO)과 신용부도스와프(CDS)에 투자했다 1조8,000억원대의 손실에 대한 책임 문제로 최근 사임한 것에 관해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원장은 “몇 가지 사례를 보면 우리은행의 CDO 및 CDS 투자가 얼마나 잘못됐는지 알 수 있다”며 신용등급 AAA급 투자시의 역마진 발생 가능성, 유동성 부족 상황 등을 열거했다. 그는 또 “당시 우리은행이 위험한 투자를 실행하면서도 감독당국의 지도 기준을 무시하고 리스크관리심의회의 사전심의절차를 삭제하는 등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체제를 약화시킴으로써 손실을 더욱 확대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금융 업계 일각에서 황 전 회장에 대한 문책을 놓고 금융감독당국의 책임론이 불거진 데 대한 해명으로 풀이된다. 김 원장은 “경영판단의 원칙은 법규 위반 사실이 없고 경영자가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를 다하는 경우에만 적용할 수 있다”며“투자실행 부서와 내부통제 부서 간의 철저한 견제와 균형 아래 추진되는 IB 업무는 적극 장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