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M&A(기업 인수ㆍ합병) 펀드 설립이 붐을 이루고 있다. 정부가 강력한 M&A 활성화 방안을 내놓은데다, 일부 사모M&A펀드가 20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등장하고 있는 사모 펀드들은 인수 대상을 정해놓고 펀드를 설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펀드가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는 9월을 전후해 M&A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한 주 동안 베스트이글ㆍ아이티엠ㆍ마이에셋ㆍ베처라이프 2호 등 4개의 사모M&A 펀드가 법인설립을 마쳤다. 이들 펀드는 금융감독원의 설립인가가 나는 다음달 말게 수십 억원에서 수백 억원의 증자를 한 후 본격적인 기업 인수에 나설 예정이다. 베스트사모M&A 이글 1호 펀드를 설립한 베스트투자자문의 한 관계자는 “인수할 대상회사와 투자자금은 이미 모아진 상태”라며 “금융감독원의 설립인가를 받으면 증자를 단행해 바로 투자에 나설 계획이지만, 투자가 끝날 때까지 증자규모와 투자 대상ㆍ시기에 대해선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최근 수익률 200%가 넘는 M&A펀드가 등장, 앞으로 사모M&A펀드의 설립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 크리스탈M&A펀드는 지난 24일 현재 수익률이 219%에 달한다. 지난해 11월말 설립된 거버너스M&A펀드 3호는 8개월 만에 160%가 넘는 수익률을 달성했다.
3개의 M&A펀드를 운영하는 회사의 한 관계자는 “M&A는 주식시장의 영원한 테마”라며 “정부의 M&A 활성화 의지와 고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의 욕구가 사모펀드로 모아지면서 여러 곳에서 펀드설립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M&A펀드의 설립이 늘어나면서 M&A시장도 활기를 띨 전망된다. 현병훈 인터바인M&A 부사장은 “최근에는 돈을 모아놓고 투자대상을 선정하는 `블라인드 펀드`보다 투자대상과 방법ㆍ회수 시기 등을 정해놓고 투자자를 모으는 `목적펀드`가 대부분”이라며 “하나의 사모펀드가 한 종목 이상의 M&A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면 맞다”고 말했다.
한 M&A업체 대표는 “M&A시장의 전망이 밝은 만큼 사모펀드는 더 활기를 띌 것으로 본다”며 “그러나 머니게임이 아닌 장기적인 안목에서 회사의 사업구조를 바꿔 기업가치를 높이는 M&A가 많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승호기자 derrida@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