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문화 예찬 타일러 코웬 지음/ 나누리 펴냄
상업주의가 예술을 고사시키는 주범이라는 통념에 대한 적극적인 반박을 시도한다.
저자는 바흐, 모짜르트, 셰익스피어나 쇼핑, 밀레, 비틀스 등을 통해 예술의 대중성 확보는 예술산업 발전의 필요악이라고 항변한다. 예술성과 상업성을 대립시켜 예술성은 선이고 상업성은 독이라는 위계적 이분법은 현실과 가장 동떨어진 발상이라고 지적한다. 오히려 저자는 돈은 예술가의 창작욕을 북돋워 대중의 취향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경제적 안정을 가져다 줌으로써, 다양하고 혁신적인 창작활동을 가능케 한다고 주장한다.
근대예술 장르의 종사자들이 귀족들로 이뤄진 `파트롱`(예술활동 후원회)의 지원에서 벗어나, 작품을 시장에 내놓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양식의 자본주의 예술이 싹텄던 것이 대표적이 사례다. 저자는 출판, 미술, 음악시장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수요ㆍ공급의 시장원리가 예술을 위축시키기는 커녕 오히려 성장의 밑거름이 된다고 지적한다.
책에 따르면 베토벤은 `음악의 고리대금업자`가 되지 않기 위해 얼마간의 수입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평생 돈벌이에 매달린 바흐는 평균 수입이 요즘기준으로 7만달러에 달했으며, 모차르트는 배고픈 예술가는 커녕 가장 궁핍했던 해의 수입도 빈소재 병원 수석 외과의사의 3배가 넘었다. 하버드대학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조지 메이슨 대학 경제학과 교수로 있는 저자는 예술과 대중문화에 대한 경제학적인 분석에 주력하고 있는 대표적인 학자다.
<김도림(아메리칸 칼리지 학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