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서 수십억대 SW불법복제"

PC 7,900대에 사용 혐의…은행장 소환도 신중검토

"은행서 수십억대 SW불법복제" 경찰, 수년간 사용 혐의 포착…관련자 소환수사 한 시중은행이 컴퓨터 단말기에 수십억원대의 불법복제 소프트웨어를 설치, 사용해온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23일 A은행이 수천여대의 PC에 30억원어치 이상의 사무용 소프트웨어 불법복제본을 설치, 수년간 사용해온 혐의(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 위반)를 포착,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A은행 전산담당 실무자들을 불러 기초사실을 확인한 데 이어 지난 18일 이 은행 최고기술책임자(CTO)이자 부행장보 조모(40)씨를 소환조사했으며 재소환 등 보강수사를 거쳐 다음주 중 검찰의 지휘를 받아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경찰에 따르면 A은행은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PC 1만1,400대 중 61%인 7,900대에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무용 소프트웨어를 불법복제해 사용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은행은 "합법적으로 설치한 소프트웨어이며 계약상 정산의 문제일 뿐"이라고 반발하는 한편 법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은행의 한 관계자는 "MS측의 관리하에 합법적으로 소프트웨어를 설치했다"며 "지난해 11월 말로 계약이 종료돼 계약갱신을 추진하고 있었으나 MS측이 제시한 계약갱신 조건에 무리한 부분이 많아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사용료를 정산해야 할 금액이 있다면 정산하겠지만 불법복제라는 것은 MS측의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며 "계약갱신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형사고소하는 것은 상식과 상도의에 어긋나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이병관 mailto:comeon@sed.co.kr 조영주기자 yjcho@sed.co.kr 입력시간 : 2005-03-23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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