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장세를 두고 증권전문가들 사이에 논란이 뜨겁다.12월 결산법인의 상반기 실적이 속속 드러나는 이달말이후 본격적으로 실적장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주장과 시장흐름이 이전과는 많이 변해 장세자체를 실적장이나 유동성장세 등으로 구분하는 것이 무리라는 견해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실적장세가 멀지 않았다고 보는 전문가들은 과거의 경험이라는 일반론을 내세운다. 주식시장에 급속히 자금이 들어와 유동성을 바탕으로 주가가 폭발적으로 뛰어오른 후 조정국면이 오면 대체로 실적장으로 옮겨갔다는 것이다.
지난달말 이후 장흐름이 이런 모습을 띠고 있으며 때를 맞춰 12월 결산 상장사의 반기실적 발표가 기다리고 있어 유동성장세에서 실적장세로 넘어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강조한다.
빅5를 비롯한 핵심 블루칩으로 집중되던 매수세가 최근 (주)SK, 쌍용정유 등 중가권 대형주로 확산되고 있는 현상도 실적장세의 조짐이라는 분석이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현재 장세는 여전히 주식형 수익증권이나 뮤추얼펀드 등 간접투자상품으로의 지칠줄 모르는 자금유입에 의한 유동성장세 성격이 강한게 사실』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많은 이익을 올릴 것으로 보이는 기업으로 매기가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시장을 이끌고 있는 블루칩이나 업종대표주가 유통주식이 줄어들고 있어 주식편입에 나설 수 밖에 없는 투신이나 외국인 입장에서도 대체주식으로 실적호전주를 찾게 될 것이란 전망도 근거로 제시한다.
이에 대해 국내 증시가 급격히 변모한 사실을 무시한 단견에 불과하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IMF(국제통화기금)체제를 거치는 동안 국내 증시는 대단히 효율적인 시장으로 변해 기업의 수익이 바로 바로 주가에 반영되는 실적장세가 연중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어느시기가 실적장세라고 딱 말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동원경제연구소 온기선(溫基銑) 기업분석실장은 『경기회복 가시화와 저금리로 거의 모든 기업의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고 실적호전폭이 큰 기업 주가는 이미 시장평균 이상으로 급등한 상태』라고 말했다.
특히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초저금리 상태가 지속되고 있어 유동성장세도 연중내내 계속돼 유동성과 실적장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 또한 무리라고 진단한다.
이에 따라 무슨 특별한 실적호전주를 찾기 보다는 기관화장세에 순응하면서 기관선호주인 업종대표주나 경기관련 대형주에 초점을 맞춘 투자전략을 강조한다. /임석훈 기자 SH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