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람에서 무덤까지 삶의 질 높이는 유한킴벌리

국내 최초 화장지·팬티형 기저귀… 40여년간 '위생문화 혁신' 이끌다

국내 최초의 미용티슈인 '크리넥스(1971년)'

국내 최초의 1회용 생리대 '코넥스(1971년)'

국내 최초의 화장실 전용 화장지 '뽀삐(1975년)'

국내 최초의 팬티형 기저귀 '하기스(1983년)'

시니어 상품인 요실금 언더웨어 '디펜드스타일언더웨어(2012년)'

1971년 첫 1회용 생리대·미용티슈도 선봬
여성들 사회생활 확 바꾼 획기적 제품 명성
1985년엔 팬티형 아기 기저귀 '하기스' 출시
엄마들 육아 시간 줄이고 위생환경 개선 도움
고령사회 맞춰 요실금 언더웨어 제품도 개발
야외 활동 걱정 덜어주고 옷맵시까지 살려줘


"어린 시절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고 나면 신문지나 벽지, 공책 찢은 종이 등을 사용하곤 했어요. 저희 부모님 시절에는 나뭇잎이나 풀잎을 말려 썼다고 하더군요. 첫 아이의 기저귀를 채우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포목점에 가서 광목이라는 천을 사다가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삶아서 고무줄로 허리에 묶어줬죠. 아이가 일을 치를 때마다 천을 털어서 빨고 널고를 반복했어요. 추운 겨울에 아내가 손시려하며 빨래하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직장인 김모(60)씨는 30여년 전의 일을 이렇게 회상했다. 지금은 화장지나 기저귀, 생리대 등이 매우 흔해졌지만 기초적인 위생 문제를 해결하는 것조차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 과거 두루마리 휴지는 검은빛을 띠는 얇은 종이에 가까웠고 화장실 전용조차 아니었다. '뒷간'으로 불렸던 화장실이 주거공간과 떨어져 있던 시기 휴지 대신 달력이나 신문지가 주로 사용됐다. 화장실 전용 화장지가 등장하고 늘어난 것은 1970년대부터 현대식 건물이 지어지며 화장실이 집 안에 들어선 이후다.

1회용 생리대가 등장한 것도 1970년대 초반이다. 이전까지는 면제품 위주여서 여성들이 느낀 불편함이 상당했고, 사회생활의 장애물로까지 작용했다고 한다.

이처럼 지금은 상상조차 쉽지 않은 시절을 뒤로하고 30여년 동안 한국의 위생문화는 그야말로 혁신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1970년 한국의 유한양행과 미국의 킴벌리클라크가 합작해 세운 유한킴벌리가 위생문화 혁신을 주도하면서부터다.

◇국내 최초의 화장지·생리대…혁신의 연속=1971년 유한킴벌리는 여성들이 깜짝 놀랄 만한 두 가지 신제품을 내놓는다. 국내 최초의 미용티슈인 '크리넥스'와 국내 최초의 1회용 생리대인 '코텍스'가 그것.

당시 '가제는 이제 그만'이라는 광고를 내건 크리넥스는 여성들이 '콜드크림'을 손쉽게 지울 수 있게 해주자는 고민에서 탄생하게 됐다. 기존에 화장할 때나 화장을 지울 때 '가제 천'을 사용한 뒤 빨아 써야 하던 번거로운 일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던 획기적인 제품이었다.

1975년 등장한 국내 최초의 화장실 전용 화장지 '뽀삐' 역시 한국의 화장실 문화를 바꾸고 소비자들에게 혁신적인 편리함을 안겨 준 상품이다.

코텍스의 경우 여성들이 한 달에 한 번씩 겪게 되는 '그 날'을 좀 더 편안하고 안전하게 보낼 수 있도록 하자는 목표로 개발됐다. 여성의 사회생활을 돕기도 했던 이 상품은 단숨에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1980년대까지 국내 생리대 시장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1980년대 후반 해외투자 자유화에 따라 글로벌 기업의 제품들이 국내시장을 점유하기도 했지만, 1995년에 출시된 '화이트'를 비롯한 '좋은느낌', '애니데이'가 국민 브랜드로 성장하면서 다시 국내 제품의 인기를 높여나갔다.

◇요람에서 무덤까지=국내 최초의 팬티형 기저귀 '하기스(1985년)'는 엄마들의 삶을 새롭게 바꿔 놓았다. 서울 거주자 이모(55)씨는 "아기 기저귀가 처음 등장하고 빠르게 보급되면서 정말 세상이 좋아졌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며 "위생적으로 더 깨끗해졌을 뿐만 아니라 육아에 들이는 시간과 노력이 줄면서 삶의 질이 높아졌다"고 회상했다.

위생용품은 인구구조 변화에 민감한 만큼 국내 위생용품 시장 역시 고령 사회에 초점을 맞춰 움직이고 있다. 영유아 및 젊은 성인 남녀를 위한 제품들 위주에서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신제품들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요실금 언더웨어다. 요실금은 아직까지 쉽게 말 못할 고민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나이가 들면 시력이 약해지는 것처럼 자연스레 겪게 되는 현상 중 하나다. 유한킴벌리에 따르면 국내 여성의 약 40%, 남성의 경우에도 60대 이상에서 약 24%가 요실금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2년 유한킴벌리가 출시한 '디펜드 스타일 언더웨어'는 속옷 같은 착용감과 겉으로 표시나지 않는 옷맵시를 고려했다. 직원들이 실제 제품을 착용해보면서 최대한 고객들의 심리적 저항감을 줄일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설명이다. 등산이나 자전거타기 등 활동적인 생활에서도 요실금 걱정을 덜어줬고, 경미한 요실금으로 간편한 사용을 원하는 남성들을 위해 필요한 부위에만 사용할 수 있는 패드제품도 선보였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한국보다 일찍 시니어시장이 발달한 영국, 네덜란드 등에서는 요실금 언더웨어 등 시니어 상품에 대한 거부감이 매우 낮다"며 "태어나 죽는 날까지 항상 청결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위생용품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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