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택은행장 "합병조건 우리가 유리"
김상훈 국민은행장과 김정태 주택은행장은 28일 각각 행내방송을 통해 서로 합병후 인력감축이 최소화될 것이라고 강조하는 등 파업사태 수습을 위해 직원들에게 호소문을 띄웠다.
그러나 두 행장은 서로 "합병조건이 '우리쪽'에 유리하게 결정됐다"고 주장하는 등 협상이 본격화되기 전부터 합병조건에 대해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김정태 주택은행장은 28일 오전 행내방송을 통해 "국민은행과의 합병조건은 언론에 알려진 것과 달리 유리하게 타결됐다"며 "지금 합병을 취소하면 전세계가 한국의 구조조정이 실패한 것으로 인식할 것이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김상훈 행장도 이날 오후 호소문을 발표, "마치 언론에 국민은행이 불리한 조건의 합병협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잘못 알려져있지만 결코 합병조건이 불리하지 않으며, 자존심을 확실히 지킬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두 행장은 합병과 관련해 공히 "가계금융ㆍ중소기업금융 부문에서 진정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라고 주장하며 합병은 이미 취소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는 사실을 거듭 호소하고 나섰다.
특히 김정태 행장은 "직원들이 합병에 따른 인원감축에 부담을 느끼고 있지만 3개월 이상 외부 컨설팅업체에 의뢰해 검토한 결과 인원감축비율이나 업무중복 문제는 미미한 수준"이라며 "향후 2년간 10%미만의 인력만이 중복될 것이라는 신뢰할 수 있는 검토결과를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행장은 "일부에서 인력감축 없이 시너지 효과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한빛은행의 사례로 볼 때 무리한 인력감축은 합병 시너지를 오히려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상훈 행장도 "인력 감축만이 합병효과를 얻는 유일한 방법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합병 주도권과 관련해 김정태 행장은 "국민은행이 자산 부문에서 유리하다고 강조하면 우리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관리자산 측면에서 유리하고, 국민은행이 외형에서 낫다고 얘기하면 우리는 영업시스템면에서 우수하다"며 "두려울 것이 전혀 없고 현재 모든 복안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상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