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설화법은 없었다"

경기 인식등 전임총재와 별차이 없어

"직설화법은 없었다" 경기 인식등 전임총재와 별차이 없어 김민열기자 '직설화법은 없었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취임 후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부드럽고 간결한 화법을 사용했다. 경기에 대한 인식이나 통화정책 기조에 있어 이 총재는 박승 전 총재와 별반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질문에 대한 응대방식이나 화법에 있어서는 박 전 총재와 확연한 차이를 보여줬다. 이 총재는 한은의 정책을 비교적 담담하게 소개하며 '할 말'만 했다. "만약 경기회복세가 약화되고 부동산가격이 상승할 경우 대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 총재는 "만약은 가장 빠지기 쉬운 함정이다. 답변을 안 하겠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통화정책은 그 달 그 달의 움직임이 아니라 긴 시간에서 나오는 정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달렸다"고만 덧붙였다. 박 전 총재였다면 이 총재와는 달리 두 가지 가능성에 대해서 보다 직접적인 설명을 했을 것이라는 말들이 주변에서 나왔다. "미 금리인상이 통화정책에 어떤 영향을 주느냐"는 물음에도 이 총재는 스스로 원론적인 대답임을 전제하고 "미국뿐 아니라 자본의 유출입에 영향을 주는 모든 요소는 일단 고려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박 전 총재는 퇴임 전 똑같은 질문에 대해 "한국과 미국은 공기도 다르고, 흙도 다르다"며 은유적인 표현으로 답했다. 이 같은 이 총재의 화법에 대해 너무 원론적인 답변에 치우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지만 대체적으로 시장에서는 중앙은행 총재 스스로가 통화정책의 잡음을 줄이려 노력했다며 후한 점수를 줬다. A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불필요한 말과 군더더기가 없어 오해의 소지가 없어 좋았다"면서 "이 총재의 화법이 명쾌하고 논리적인 편이었다"고 평했다. 다만 이 총재의 발언 내용이 '장기적으로 금리를 올리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어 시장 일각에서는 여전히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는 반응도 보였다. 입력시간 : 2006/04/07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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