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연간 약 50만톤 이상의 참치를 소비하는 최대의 참치 소비국이다. ‘생선회의 여왕’ ‘눈으로 먹는 요리’라 일컬으며 남녀노소 구분 없이 산골마을에서도 매일 참치를 즐긴다.
매년 40만톤 내외를 수입해 자국의 수요를 충족시킬 정도로 일본의 참치 사랑은 대단하다.
이런 일본이 최근 참치 부족에 대해 심각하게 걱정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광우병(BSE)ㆍ조류독감(AI)이 창궐하고 웰빙(well-being) 열풍이 불면서 생선에 대한 수요가 확산, 일본시장에 집중했던 생선이 ‘이탈’ 조짐을 보인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연평균 10%의 고속성장으로 참치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앞으로 참치 부족 현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고민에 빠져 있다.
지구상에 서식하고 있는 어류는 약 1만9,000여종으로 매우 다양하다. 그럼에도 일본은 수많은 어류 중 ‘참치’에만 집착하면서 미리 걱정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해답은 참치의 영양학적 우수성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생선 중에서도 ‘등 푸른 생선’에 우수한 성분이 많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참치는 등 푸른 생선 중 ‘바다의 귀족’이라 불릴 만큼 영양이 풍부하다. 특히 다른 어패류에 비해 오메가-3지방산의 함량이 높다. 오메가-3지방산인 DHA와 EPA는 머리를 좋게 하고, 동맥경화ㆍ심근경색ㆍ뇌졸중 등과 같은 순환기 계통의 성인병 예방 효과는 물론 당뇨병ㆍ암 및 치매 예방의 효과가 있다.
지난 15일 일본 정부는 100세 이상 고령자 인구가 2만8,395명이 됐다고 발표했다. 10년 전에 비해 약 4배로 늘었다. 일본인이 장수하는 가장 큰 이유는 참치와 같은 등 푸른 생선을 많이 먹는 데 있다고 한다. 그런데 앞으로 참치가 부족해 식탁에서 점차 사라진다(?)고 하니 일본 전체가 심각해지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57년 최초로 참치잡이를 시작한 후 80년대 중반까지 전량 일본으로 수출하고 먹어볼 엄두를 내지 못했었다. 어느 정도 경제성장을 이룬 88올림픽 이후부터 소비가 늘었고, 참치에 다량 함유된 셀레늄이 항산화 작용을 하며 효율은 토코페롤의 100배이고 암을 방지하며 수은 중독을 중화시켜준다는 효능 등이 알려지면서 일반화됐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 소비는 매우 적다. 우리도 장수 국가가 되기 위해 영양학적으로 우수한 참치를 더욱 많이 먹자는 분위기다. 그 덕분에 우리 수산업이 살아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