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내다보고 건강한 친시장세력 키워야"

"지금부터 10년 후를 내다보고 진정한 시장경제와자유민주주의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기업이 나서서 건강한 친시장세력을 키워야 합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구현 소장은 21일 서울 소피텔앰배서더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조찬간담회에서 '총선이후의 환경변화와 기업의 대응'이란 주제의 강연을 통해 "길게보면 앞으로 10년 이상 한국의 정치는 진보세력이 주도할 가능성을배제할 수 없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정 소장은 "과거처럼 정부가 기업여건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기업이 스스로 터전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10대와 20대를 대상으로 시장교육을 강화하고 적어도 10년을 내다보고 이익의 일정부분을 시장경제 창달에 투입해야 한다"고주장했다. 그는 이어 한국경제가 축소재생산의 길로 들어선 것은 원가경쟁력을 갖춘 중국의 등장으로 전통산업에서의 투자기회가 줄어들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과거와 같은 리스크테이킹을 못하는 데다 자본 및 금융시장이 산업에 제대로 자금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은 고비용.저성장구조인데 반해 옆동네(중국)는 고성장.저비용 구조를 갖추고 있어 기업으로서는 국내에 투자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기업이 활력을 되찾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지만 노사관계와 고임금으로 투자매력이 감소돼 투자활성화가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독일경제가 어려운 것은 통일비용이 아니라 노동시장의 경직성에서비롯된 것이며 미국식으로 조금씩 바꿔나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우리경제가 가야할 길은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와 자본시장 육성이지만 현정부가 어떤쪽을 갈 것인지는 예측하기가 애매모호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경제를 살리려면 기업의욕을 북돋워줘야 하는데 공정거래위원회가 왜나서냐"면서 "시장은 개혁대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월가의 전문가를 만나 우리경제에 대한 자문을 구하면 세계적으로큰 그룹을 몇개정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을 한다"면서 정부가 해야할 일은 기업과 시장을 키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경제와 관련, "중국이 성장률을 7%대로 둔화시키는 것은 우리입장에서도 바람직 한 것"이라면서 "중국이 고성장.고리스크 경제로서 2010년 올림픽을 전후해 한번 출렁일 수도 있기 때문에 체계적인 리스크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소장은 "경제가 아무리 어려워도 혁신적인 기업은 살 길을 찾기 마련"이라면서 ▲IT 중심의 신기술.신산업 육성 ▲혁신을 통한 기존산업+0.5차 산업 육성 ▲일본과 중국 나아가 인도, 러시아, 동남아 국가 등으로의 활동무대 확대 등을 돌파구로 권고했다. (서울=연합뉴스) 엄남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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