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칭프로테스트 1위 박진오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2008 한국프로골프(KPGA) 티칭프로테스트를 수석으로 통과한 서울대 출신 골퍼가 화제이다. 남들보다 뒤늦게 시작된 그의 골프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티칭프로테스트 수석합격이라는 화려한 타이틀로 데뷔를 장식한 박진오(31) 씨는 중학교 때부터 골프를 시작했다. 신사중 2학년 때 아버지를 따라 집 근처 연습장에서 골프와 인연을 맺은 것. “운동 삼아 시작한 골프가 제 인생을 이렇게 바꿀 줄은 몰랐습니다. 지금은 골프가 제 인생 그 자체입니다”라고 말문을 연 그는 담담하게 지난 10년에 걸친 골프와의 인연을 얘기했다. 그가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한 것은 서울대 체육교육과에 입학한 1998년. 서울대 최초로 골프부를 창단해 회장을 맡았고, 타 대학 골프부를 찾아가 기초를 터득하면서 체계적인 골프를 배울 수 있었다. 대학 진학 후에야 골프에 입문한 그는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만큼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2005년 서울시장배 골프대회 대학부 개인전 우승컵을 안으며 그의 골프 인생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지금 생각해봐도 많은 행운이 따른 대회였습니다. 골프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을 무렵 기적처럼 우승을 하게 됐고, 덕분에 스폰서 계약까지 이어져 프로골퍼에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이 대회에서 그를 눈여겨 본 포커스투어의 김영규 전 대표는 선뜻 계약을 제시했다. 그의 가능성을 높이 산 것. “골프를 시작한 뒤 처음으로 제 가치를 인정해 주신 분이 김 전 대표였습니다. 연습생 시절, 서울대 출신이라는 주변의 시선 때문에 중압감에 시달린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제게 정신적으로 가장 큰 힘이 되어주신 고마운 분이 바로 그 분이셨죠.” 고단한 연습생 시절을 얘기하던 박 씨는 “힘들었던 시기도 있었지만 골프는 내 인생이라고 되뇌며 견뎌온 것 같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골프는 숨쉬고, 밥 먹고, 잠자는 것처럼 삶의 일부가 됐습니다”라며 여유를 보였다. 현재 가장 큰 목표를 묻는 질문에 KPGA 투어 우승이라고 골프에 수줍게 말한 그는 “저는 남들보다 뛰어난 재주는 없습니다. 다만 꾸준히 매진해 왔던 것이 여기까지 온 원동력이라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믿고 지켜봐주신 분들에게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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