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북극이사회 정식 옵서버 자격을 획득한 후 북극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북극 지역 석유 매장량은 1억톤이 넘고 천연가스는 세계 매장량의 3분의1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돼 세계 주요 국가들이 에너지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9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대형 석유기업인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는 아이슬란드 석유개발 기업인 '아이콘에너지(Eykon Energy)'와 공동으로 아이슬란드 북동부 해안지역 '얀마옌섬(Jan Mayen)'부근의 석유 개발권을 획득했다.
하이다 마르 구드욘손 아이콘에너지 회장은 "북극에서 기회를 모색하려는 해외 자본과 기업들이 물밀듯이 밀려오고 있다"면서 "북극은 석유와 천연가스뿐 아니라 각종 광물자원이 풍부하고 새로운 항로 개척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아이콘에너지는 아이슬란드와 노르웨이가 공유하고 있는 얀마옌섬 주변 해역 탐사권을 위해 국제 파트너를 찾을 필요가 있다는 정부 당국의 의견에 따라 중국 CNOOC와 접촉해왔다.
CNOOC는 북극 지역에서 석유개발 사업에 뛰어든 최초의 중국 기업이다. CNOOC의 아이슬란드 유전개발 사업 진출은 중국이 북극이사회의 정식 옵서버 국가가 된 지 한달 만이다. 중국은 지난달 15일 스웨덴 키루나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한국을 비롯해 일본ㆍ인도 등과 함께 정식 옵서버(permanent observer) 자격을 획득했다.
중국의 북극 개발은 전방위로 진행됐다. 리커창 중국 총리가 지난 4월 아이슬란드를 방문해 요한나 시뤼르다르도티르 아이슬란드 총리와 함께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에 공식 서명하는 등 본격적인 북극 진출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에 나섰다. 중국이 유럽 국가와 FTA를 맺은 것은 아이슬란드가 처음이다. 아이슬란드는 중국이 자원개발에 투자하고 아이슬란드 주요 수출품인 수산물의 관세를 철폐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FTA 체결 이후 중국개발은행과 아이슬란드 최대 은행인 아리온은행이 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한편 아이슬란드에 대한 투자도 강화된다. 중국 중쿤그룹 황누보 회장이 아이슬란드 북동부 지역을 리조트 시설로 개발하려는 계획이 한때 무산됐지만 레이캬비크 시정부가 교체된 뒤 부활했다. 황 회장의 아이슬란드 대리인인 할도르 존슨씨는 시당국과의 논의를 거쳐 올 여름에 투자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